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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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 투자하려는 기업이라면 (정·관계에)누구를 아느냐고 제일 먼저 물어보십시오" 카자흐스탄에서 유전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다가 실패했다는 한 외국계 석유회사 임원의 말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유전을 개발하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수시로 말이 바뀌고 소위 '줄'에 의해 움직이는 분위기 탓에 제대로 '일' 한번 못 벌려보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개발을 마쳐 놓으면 다른 기업과 조건을 맞춰 사업자를 바꿔버리는 일도 허다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러시아쪽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러시아는 특히 최대 국영에너지회사이자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이 엄청난 자원을 손에 쥐고 쥐락펴락하고 있다. 투자하겠다고 들어갔다가 본전도 못 찾고
미국 주택시장발 모기지 부실 우려가 월가 금융권은 물론 경기 후퇴 가능성으로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문제는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 고금리의 모기지를 판매한 서브프라임(비우량) 시장에서 시작됐지만 그 보다 신용도가 좋은 알트-에이(Alt-A 모기지)와 프라임 모기지 업체들도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2위 업체인 뉴센추리파이낸셜은 지난 12일 사실상의 디폴트 선언을 했다. 뉴센추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모간스탠리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의 투자 은행들이 뉴센추리가 모기지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ABS에 대한 환매수를 요청하고 있지만 되사줄 만한 자금 여력이 없다"고 밝혀 후폭풍을 예고했다. 뉴센추리는 이미 지난주에 "금융 기관들로부터 대출 재원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추가 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혀 사실상 영업중단을 선언했었다. 이제 뉴센추리를 믿고 돈을 빌려줄 금융 기관이 없을
'노다지' 소문은 결국 '아수라장'으로 귀결됐다. 12일부터 청약을 받기로 한 코오롱건설의 인천 송도 오피스텔 분양현장. "시세보다 싸다"는 소문에 수천만원의 단기차익을 노리고 구름처럼 몰려든 수요자들로 모델하우스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이들은 영하의 기온을 기록한 꽃샘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며칠씩 밤샘을 강행했다. 일부는 일당 20만원짜리 아르바이트를 동원하는가하면, 분양업체측이 "배포한 적도 없다"는 대기번호표가 1장당 5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02년 이후 공급과잉으로 한파를 맞아온 오피스텔 분양에 이처럼 인파가 몰려든 이유는 역시 '돈'이다. 현행법상 오피스텔이 업무용 건축물로 분류,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점도 과열을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오피스텔은 청약자격에 제한이 없는데다 당첨 후 계약만하면 곧바로 되팔 수 있다. '직무유기'라는 지적에도 불구, 주말내내 뒷짐 지고 있던 건설교통부가 나선 것은 청약접수 당일인 이날 오전. 건교부 담당 간부는 부랴
"생명보험회사가 상장하는데 공익기금을 왜 내야 하죠? 카드사가 흑자를 내면 왜 수수료율을 낮추라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최근 만난 금융계 고위인사의 말이다. 유독 금융회사에 대해서만 사회적 공헌 요구가 집중되는 데 대한 푸념이다. 은행도 보험이나 카드회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리자 여기저기서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라는 요구에 직면했다. 심지어 정부의 올해 업무계획에도 사회공헌 확대가 포함돼 있다. 그는 이런 요구들은 시장경제원리에도 어긋난다고도 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수수방관하는 정부 역시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뜻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은행들은 최근까지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 대출이자도 시중금리에 따라 달라지도록 설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돈을 갚지 못하면 담보를 처분하면 되고, 금리가 오르더라도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든 리스크를 돈을 빌리는 사람이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는
"괜히 높게 잡았다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의 실망이 클테니 사업 목표를 미리 조정하는 거죠. 게임업계에서는 그렇게들 합니다." 모 게임업체 IR 담당자의 설명이다. 최근 이 회사는 올해 매출 전망을 1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영업이익 전망은 19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5월 공시를 통해 전망했던 영업 목표를 전면 수정해 재공시 한 것이다. 물론 기업의 영업 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폭 조정도 아니고 매출의 23%, 영업이익의 47%를 낮추며 기존의 공시 내용을 뒤짚는 상황에서는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이 관계자는 "목표를 높게 잡았다가 달성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치로 내려잡는 편이 안전하다"며 "실적 전망을 수정하는 것은 게임업계에서는 일종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실적 달성을 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피하기 위해 선제방어를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동
"박용성 전 회장이 ICC(국제상공회의소) 회장을 했습니다. 앞으로 100년 내에 한국인 중에서 ICC 회장 안 나옵니다. UN 사무총장이 앞으로 100년 내에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 경험을 활용해야 합니다" 지난달 22일 두산그룹 홍보실 김진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김 사장은 이날 박 전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과 관련해 "대주주는 해외 M&A 등 글로벌 경영의 큰 그림만 그릴 뿐"이라며 '등기이사 선임=오너체제로의 회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회장의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주력하느라 7월 4일까지 국내에 거의 없을 것"이라며 "68세 되는 분이 혼자, 장기간 외국을 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고도 말했다. 그만큼 국가를 위해 스포츠외교에 올인하고 있는 충정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었다. 김 사장이 이처럼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설득도 하고 양해도 구하며 여론정지 작업을 벌였지만 두산그룹을 보는
"오직 돈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한평생 몸담은 조직에서 언젠가 임원이 되고 싶다는 희망은 직장인들의 목표인데..." 최근 국책은행의 이사자리를 놓고 벌어진 소동을 본 젊은 직원들은 허탈해 했다. 고참 직원들은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며 자리를 피했다. 최근 정부는 내부직원이 아닌 외부인도 기업ㆍ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상임이사직에 앉을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을 해당은행 경영진에 지시했다. 이에 정부가 최대주주인 이들 은행들은 지난 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뜻에 맞게 정관개정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내부직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각 은행 노조는 임원실을 막고 이사회장을 사전 점거하는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섰지만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은행측 움직임까지는 막지 못했다. 언뜻보면 이들의 반발은 안정된 직장에서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는 '보신주의' 또는 '순혈주의'로 여겨질 수 있다. 경영의 투명성 및 혁신성 제고를 위해 이사직을 외부로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한국 사람을 대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태도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최근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일컬어지는 호치민시에서 만난 한국기업 대표는 “2~3년 전 만해도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좋게 봤는데 최근에는 하루하루 싸늘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으로 시집간 일부 베트남 여성들이 학대 받는다는 것과 역시 한국에 진출한 일부 노동자들이 괄시 받는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반감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결코 부인하기 힘든 우리의 잘못은 ‘베트남은 전쟁에 피폐해진 후진국’이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단순히 못사는 나라라는 편견이 이들을 무시하는 오만으로 이어졌고 학대와 괄시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조선 정조시대의 문인 유한준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라고 읊었다. 무엇이든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확한 실체를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 충분한 이해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람들은 편견에 빠지기
버핏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난 2일 오전 '가치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워런 버핏이 포스코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스코의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까지 출렁이기 시작했다. 장초반 2.69%까지 하락했던 포스코 주가는 급반등하며 3.12% 오른 36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버핏의 한국 주식 매입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맴돌았을뿐 실제 한번도 증명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발표가 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버핏은 그동안 한국 증시의 규모가 너무 작아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버핏이 포스코를 매입한 사실은 한국 증시에 대한 그의 시각이 바뀌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긍정적인 재료임에 틀림 없다. 버핏이 한국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포스코 뿐이 아니다. 버핏은 지난해 아이오와대 경영대학원생 초청 컨퍼런스에서 "한국 증시에는 좋은 저평가 종목이 많다. 한국 증시에서 일부 종목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버핏은 이날 포스코 외에
"폭탄주,비리, 하이에나" '검찰'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묻자 시민들이 내 놓은 답변이다. 대검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창간호 인터뷰에서다. 한 응답자는 '일제시대의 순사'가 떠오른다고 했고, '권력과 밀착돼 있는 힘'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었다. 인권 중시·수사방식 개선 등 검찰이 그동안 "국민에게 가까이 가겠다"며 발표했던 각종 시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검찰은 이런 '불신'를 어떻게 생각할까. '뉴스프로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검사의 49%가 '법조계의 막연한 비리 이미지' 때문에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연 그럴까. 대검은 최근 제이유사건 수사검사의 '거짓진술' 강요 파문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 피조사자 등의 인권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배포한 자료는 자그마치 100쪽에 달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인권강화 대책 앞머리에 있는 '(피의자 등에게) 반말 사용을
#1월29일 과천청사 : "신문사에 부동산부가 있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밖에 없을 걸요." 최근 건설부동산부로 부서를 옮긴 후 만난 자리에서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값이 안정되도록 좋은 기사(?)를 많이 써 달라"고 당부했다. #2월26일 서울시청사 : "언론이 서울시 행정 중 부동산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부동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당국자들이 언론의 부동산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부정적이다. '집값 억대 급등' 등 자극적인 기사를 언론이 다루면서 부동산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말하는 당국자들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집값 급등의 원인을 일부 투기꾼과 언론, 건설업체 탓으로 돌린바 있다. 건설업계는 정부 규제가 부동산 문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고 비판한다. 건설사 한 임원은 "지구상에 부동산대책을 연일 쏟아내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그런 나라 신문사에 부동산부가 있는 건 당연한 것이다"라며 꼬집었다. 이해 당사자들의 얘
"포털을 불공정거래를 일삼는 악덕 사업자로 몰면 곤란합니다. 우리가 기여한 긍정적 역할은 왜 무시합니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터넷 공룡이 된 포털에 대해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타깃이 된 메이저 포털들은 하나같이 볼멘소리다. 요점은 두가지다. 하나는 수익분배 등은 콘텐츠 제공업체(CP)와 합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포털서비스를 통해 소규모 광고주가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하게 됐고 콘텐츠 유통이 활발해져 이용자효용이 증대됐다는 것. 하지만 이들에게 콘텐츠를 파는 약자(CP)들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포털을 통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 불리한 조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이 하소연이다. 지난 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인터넷 신문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포털의 불공정 행위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못한 것은 중소 CP들이 포털과의 관계를 우려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포털의 독과점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