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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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담합행위를 통해 시장질서 파괴의 중대범죄를 저지른 주체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지난달 광복 70주년을 맞아 4대강 공사와 호남고속철도사업 등에서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기업들을 대거 특별사면해줬다. 이 조치로 시공능력평가 100위 이내 대형 건설기업 53곳을 포함해 2008개 업체, 192명의 기술자가 행정처분 사면을 받았다. 사면을 통해 해당 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판정으로 부과된 부정당업자 제재(입찰참가제한), 영업정지, 업무정지, 자격정지, 경고처분 등에서 해제됐다. 정치권은 물론 중앙부처 내부에서조차 반대했음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입찰참가 제한으로 인해 공사를 수행할 기업이 없어 국책사업 수행에 차질을 겪을 수 있는데다 입찰제재로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수주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었다. 실제 해외시장에서 한국 건설기업들이 공정위의 담합제재에 따른 어려움을 겪던 터여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시계 바늘을 1년반 전으로 돌려 보자. 2014년 1월 1일. 새 해 첫날 국무총리실 고위공무원 1급전원 사표 소식이 대부분의 신문·방송 뉴스 메인을 장식했다.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 등 국무총리 산하 1급 고위직 공무원 10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었다. '총리실 1급 공무원 10명 전원 사표, 관가 인사태풍' '총리실발(發) 인사태풍' '총리실 1급 사표…관가 물갈이 초긴장' '총리실 고위직 물갈이, 관가 덮치나' '새해 관가(官街)에 인사 태풍' '총리실 인사태풍…중앙부처·공공기관으로 확대' 등등. '새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공무원 사회의 구태의연한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통해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는 게 당시 총리실 설명이었다. 총리실은 언론의 뜨거운 관심 대상이 됐고, 타 부처는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오죽 했으면 물갈이 대상이 된 각 부처 1급들의 건배사가 '(현직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이대로~' 였을까. 하지만 공직사회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중국이 보여준 환대는 양국이 ‘한중관계 역사상 최고의 시기’를 맞았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박대통령은 중국의 항일 전승행사에 참석한 30개국 정상 중 유일하게 시진핑 주석과 단독오찬을 했고 기념촬영 등 의전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두 정상이 함께 텐안먼 성루에 서 있는 모습은 한층 밀접해진 한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의 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경제 측면에서 중국은, 그렇게 서로 웃으며 바라볼 수만은 없는 상대다.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 대외 교역의 25%를 차지, 일본과 미국의 교역액을 합한 것보다 더 비중이 커졌다. 한-중FTA가 본격화 되면 이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에 우리나라 증시가 요동을 친 것도 바로 중국의 경기에 민감한 우리 경제구조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기업들은 중국을 우리 기업의 잠식하는 ‘추격자’나 우리가
#“97번, 너만은 꼭 보내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 고된 신병교육대 훈련을 마치고 가족들과 외박을 나온 날.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던 그 강원도 시골 터미널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신교대 내무반장이 던진 말이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막판에 낙하산 하나가 더 떨어져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멀어져갔다. 그때서야 비로서 며칠간 머릿속을 맴돌던 의문이 풀렸다. 훈련소 수료식을 며칠 앞두고 운좋게 훈련병 대상 글짓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 거창한 이름의 ‘00용사상’이라는 상을 받게 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날 오후부터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맹렬한 시상훈련에 돌입했다. 수없이 반복되는 연습에 ‘97번 훈련병, 000’를 수십번 넘게 목이 터져라 외쳐야했지만, 사실 힘든 줄을 몰랐다. 수상의 기쁨보다는 5일짜리 달콤한 포상휴가증이 기다리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다음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무슨 이유에선지 수상연습에서 제외됐다. 어느 누구도 왜 빠졌는지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훈
"'경단녀, 취준녀'라고 하지말고 경력단절여성이라고 풀어서 써 주세요. 그게 길다면 '경단여성'이라고 한글자만 더 넣어 주세요"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한 공무원이 언론사를 향해 이런 호소를 해왔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매일 나오는 'XX녀' 시리즈. 십중팔구 여성에 대한 안좋은 글들이다. 이 공무원은 'XX녀'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굳이 '경단녀'라는 단어를 쓰면 여성비하표현과 같이 도매금으로 취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맞는 얘기다. 나도 처음에 '경단녀'라길래 여성 경리직원이 사고라도 친 줄 알았다. '된장녀'부터 시작된 것 같은 이런 제목의 글이나 기사는 이제 쳐다보지도 않는다. 세상 인구의 절반인 여성만 사고를 치는 것인가. 의문이다. 실제 법을 위반한 사건기사의 가해자, 용의자를 검색해보시라. 그러더니 어느날 '맘충'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진상을 부리는 애기 엄마들을 가리키는 말이라 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못마땅하다고 '벌레'라는 딱지를 붙이고, 심지어 언론사들도
지난 23일 베이징 천단공원의 대기검측소가 측정한 공기품질지수(AQI)는 정확히 40을 가리켰다. 원래 베이징 AQI는 200을 넘는 것이 다반사고, 500에 육박하기도 하는데 이날 날씨는 청명함, 그 자체였다. 베이징에서 10년 넘게 살았다는 사람들도 요즘처럼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것은 본 적이 드물다고 말할 정도다. 오죽했으면 '열병식 블루'라는 말이 나올까? 베이징에서는 2008년 올림픽 당시 '올림픽 블루'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에이펙(APEC) 회의를 앞두고는 '에이펙 블루'도 등장했다. 'OOO 블루'는 국가적 대행사를 앞두고 중국 환경부가 인위적으로 대기오염 개선에 나서기 때문에 이를 빗대 부르는 유행어다. 중국 환경부는 9월3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열병식 블루' 만들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사거리 1만4000km로 미국 전역이 사정권이라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 41'과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 '젠-20', 전 세계
“대한민국 국민이면 그 정도(서태지 노래)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짜진 각본이라 해도 열광하기 충분했다. 8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15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의 서태지 무대. 스탠딩석에서 올라온 어떤 관객이 던진 말이다. 기대 이상이었다. 그들은 넘칠 만큼 즐거운 쇼를 보였고, 관중들은 환호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이라는 재치있는 말에 ‘빵’ 터지면서도 가슴 한쪽이 쿵 내려앉은 이유는 서태지 세대인데도 서태지를 모른 채 지났다는 생각에서다. 1992년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는 나보다 두 살 적으니 또래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난 ‘난 알아요’나 ‘교실이데아’ 정도를 듬성듬성 따라 부르며 대학을 졸업한 정도다. 엉뚱한 사건 하나. 어깨 힘주고 ‘변혁’을 말하던 어떤 나이 든 선배가 파마하고 반바지 차림에 샌들을 신고 나타났다. “변혁 따윈 필요 없다. 이제는 문화운동이야.” ‘서태지 신드롬’이 가져온 변화였다. 어이없었지만, 그 시기는 현실 사회주의가
광복 70주년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떠오르는 기업가가 있다. 교보생명 창립자 신용호다. 신용호는 일제강점기 청년사업가로 독립운동자금 모금에 동참했고 해방 후에는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세워 민족자본 형성에 매진했다. 마침 오늘은 교보생명이 출범한지 57돌을 맞이한 날이다. 신용호는 1917년 가난한 선비 집안에서 육남매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민족의식이 충만했던 아버지는 야학을 열고, 소작쟁의에 앞장서며 일제에 맞섰다. 맏형도 항일운동에 나서, 아버지와 형은 번갈아 옥고를 치렀다. 생활이 어려워 어머니가 하숙을 치며 생계를 맡았다. 신용호는 어려서 건강이 아주 나빴다.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이 바람에 진학시기를 놓쳤고, 정규 교육은 끝내 받지 못했다. 독학을 해야 했다. 도서관이나 하숙생들에게 빌린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소년은 헬렌 켈러와 카네기를 존경했다. 건강 때문에 진학이 좌절됐기에 농맹아 최초로 대학 교육을 받은 헬렌 켈러에게 ‘도전정신’을 배웠다. 교
살아가는 게 늘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명절 때가 되면 쉽지않은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겨난다. 평소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분이나, 고마운 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선물이 그렇다. 무엇을 전해야 할 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마음을 담아서'라는 나의 생각이, 받는 사람의 입장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매번 이같은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결정장애'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 절로 웃음이 나온다. 헌데 이런 고민의 결과는 대동소이한 것 같다. 경험상 막판까지 몰리면 비용 대비 가장 무난한 것을 고르게 되니 말이다. 다행히 앞으로는 이런 고민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공무원에게 선물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은 더 그럴 수 있겠다. 정부가 공무원에게 건네는 식사대접, 선물의 액수 범위를 나름 정해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공무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일까. 얼마나 돈을 많이 버느냐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정도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겠다. 수요가 많은 직업에 점수를 줄 수도 있고, ‘적성에 잘 맞고 좋아하는 직업이 최고’라는 교과서 같은 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기호나 가치관에 따라 직업을 택하는 기준은 다르게 마련이어서 좋은 직업에 대한 모범답안은 영원히 만들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환경 변화에 따라 직업에도 흥망성쇠가 있고 사람들의 진로나 선호도 역시 이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음악의 성인이라고 불리는 베토벤도 지금 이 세상에 있다면 작곡가가 아닌 애플뮤직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업체의 대표가 됐을지 모른다. 개인의 소질이나 재능이 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면 그것을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발현시키느냐 하는 것은 선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사회에서, 과연 어떤 직업이 각광받을 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에 개인
한 학년에 기껏 두 반밖에 없는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 장사하느라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아홉 살 터울 누나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갔다. 부모님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새 옷을 입은 여덟 살 꼬마들의 표정은 모두 씩씩했다. '형이나 누나처럼 이제 나도 학교에 다닌다'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 마음을 대변하듯 가슴 한 편엔 콧물을 닦을 커다란 손수건이 마치 계급장처럼 달려있었다. 벌써 35년 전의 기억이다. 당시 정식 교육과정의 출발점은 한글이었다. 선생님을 따라 "기역" "니은"을 큰 소리로 외치며 한글 자음과 모음을 외운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받아쓰기를 틀려 누나에게 꿀밤을 맞고 왠지 모를 억울함에 울던 기억도 잊혀지지 않는다. 얼마 전 아내가 불쑥 다섯 살 둘째아이의 한글교육을 '당분간' 끊어야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놀기 좋아하는 둘째가 한글을 배우는데 그다지 흥미가 없는데다 '교육'보다 '수익'에만 관심 있어 보이는 해당 사교육업체의 운영방식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 학년에 기껏 두 반밖에 없는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 장사하느라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아홉 살 터울 누나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갔다. 부모님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새 옷을 입은 여덟 살 꼬마들의 표정은 모두들 씩씩했다. ‘형이나 누나처럼 이제 나도 학교에 다닌다“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 마음을 대변하듯 가슴 한 편엔 콧물을 닦을 커다란 손수건이 마치 계급장처럼 달려있었다. 벌써 35년 전의 기억이다. 당시 정식 교육과정의 출발점은 한글이었다. 선생님을 따라 ‘기억’, ‘니은’을 큰 소리로 외치며 한글 자음과 모음을 외우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받아쓰기를 틀려, 누나에게 꿀밤을 맞고 왠지 모를 억울함에 울던 기억도 잊혀지지 않는다. 얼마전 아내가 불쑥 다섯 살 둘째 아이의 한글교육을 ‘당분간’ 끊어야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놀기 좋아하는 둘째가 한글을 배우는데 그닥 흥미가 없는데다 ‘교육’보다는 ‘수익’에만 관심있어 보이는 해당 사교육업체 운영방식도 마음에 들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