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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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2월 미주 정상회의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를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경제개혁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1년 후 멕시코는 페소화 위기를 맞았다. 페소화 폭락으로 멕시코의 대외 채무는 폭증하고 외국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몇 달 안에 갚아야할 대외 채무는 250억달러에 달했지만 멕시코의 외환보유고는 60억달러에 불과했다. 라틴아메리카 ‘시장개혁’의 아이콘이 졸지에 ‘시장의 뇌관’으로 돌변한 것. 실제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기원을 멕시코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페소화 폭락 사태 직전만 해도 멕시코의 외형은 멀쩡했지만 미국이 1994년 2월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5년간 3%에 머물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1년 후 6%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멕시코에 대량으로 유입됐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멕시코는 위기를 맞이했다. 근래 미국의 출구전략 움직임에 각국이 초긴장 상태인 것도 이런 까닭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제2의
누구나 한 가지쯤 되돌리고 싶은 '과거'가 있을 것이다. 10년, 아니 20년 전 직장이나 직업, 학교, 심지어 연인까지 지금과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보다 행복했을 것이란 상상에서다.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현재가 암울한 때 더욱 커진다. 올 봄, 20년 전 과거로 30분간 돌아갈 수 있는 향을 소재로 한 케이블TV 드라마가 '떴을' 때다. 한 모임에서 신비의 향 9개를 얻게 된 주인공이 일생에서 가장 후회스런 사건을 되돌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스토리를 화제 삼아 "이 향을 손에 쥐게 된다면 나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참석자들이 대부분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는 분들이라 자신의 직장을 롤러코스터와 같은 업황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인 곳으로 바꿔보겠다고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기자의 '순진한' 기대는 단번에 깨졌다. "당연히 삼성전자를 사야죠." 증권맨다운 대답이자 앞으로 10, 20년 뒤를 내다보더라도 인사이트가 있는 말이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경영' 드라이브를
일본 아이들도 ‘밥상머리 교육’을 받는다. 이 가운데 가장 강조되는 훈계는 “남에게 폐 끼치지 않기”다. 공공 예절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행여 이웃에게 폐가 될까봐 자기 집에서도 쥐 죽은 듯 사는 민족이다. 그래서일까. 일본인들은 흔히 ‘질서를 잘 지키는 국민’들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도 일본 관광객들은 매너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조용히 돈 잘 쓰는 이들은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는다. 그런데 이것이 집단, 나아가 정부나 국가 형태로 규모가 커지면 상황은 정반대로 바뀐다. 이 나라의 근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적반하장(賊反荷杖)과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무한 반복이다. ‘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듯 계속 되돌이표를 돌고 있다.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 마냥 똑같은 언행을 되풀이한다. “침략이라고 규정한 것은 (일본인들의) 자학일 뿐이다” “군인이 전쟁 나갔을 때 휴식을 취하려면 위안부는 필수적이다” “침략에는 정의가 없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등등…. 일일이 열거
#2030년 9월25일. 대기업 사원인 박감세씨(가명)는 월급을 확인하고 금세 우울해졌다. 월급의 절반을 각종 세금과 사회보험료로 떼여서다. 아버지세대의 은퇴 후 연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에 다니는 것은 아닌지 가끔 울화가 치밀곤 한다. 비록 가상이지만 미래세대를 대변하는 박감세씨의 불만은 충분히 이해된다. 앞선 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여러 복지제도를 도입한 후 재원을 미래세대에 떠넘겨 이를 갚느라 헉헉대는 미래세대가 측은하다. 미래세대에 나라 빚 떠넘기는 관행은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됐다. 1998년 80조4000억원이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443조1000억원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국가채무는 증가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세대가 원리금을 갚아야 할 국채 발행잔액은 취임 직후 425조원(2월말)에서 8월 말 449조원으로 24조원 늘었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갚아야 할 특수채까지 합치면 국가채무는 800조원이 넘는다. 문제는 미래세대의 빚이 더 늘어날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 10대그룹 총수들이 지난 28일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마주앉아 국민들의 일자리 고민을 함께했다. 일자리는 이번 정부의 국정철학인 '국민행복시대 건설'의 키다.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키인 '일자리 창출 방정식'은 무엇일까. 박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일자리는 기업이 담당할 큰 몫 중 하나다. 정부 주도의 공공일자리는 생산적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효율적·생산적 조직인 기업에서 성장의 선순환 물꼬를 터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방정식'을 정리해보면 '△일자리 증가=기업×(성장 동력+투자)÷규제'로 표현할 수 있다. '기업'이라는 상수에 '성장동력'과 투자를 곱하면 '일자리 증가'라는 답이 도출된다. 이 방정식에서 '규제'라는 변수의 나눗셈 크기를 줄이지 않으면 성장값은 크게 줄어 일자리 증가에도 한계가 있다. 규제는 공공의 선을 위해 최소한으로만 이뤄져야 하며 현재 공공의 선은 '일자
지난 5월 취임한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2대에 걸친 인연으로 화제를 낳았다. 김 원장의 부친은 9년 넘게 비서실장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좌한 김정렴씨. 박근혜 대통령에겐 여러 모로 각별한 KDI에서 전날 현 정부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무상보육' 정책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엄마의 소득수준과 취업 여부에 관계없이 주 68시간 무상보육을 실시하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재검토를 주문한 것. 무상보육비로 매년 4조원가량을 지출해도 주부 재취업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KDI조차 복지공약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박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부동해 보인다. 현 정부가 실질적으로 일한 지 반년이 채 안 되는데 벌써부터 핵심공약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사실 대통령의 공약 실천 노력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대통령이 취임 후 다반사로 대선공약을 번복한 우리 정치풍토에서는 신선하기조차 하다.
지금부터 30여년 전,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대여섯번 가량 정전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다. 서울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에 살았음에도 그 시절에는 종종 정전이 됐다. 하지만 정전은 1~2시간만에 종료되고 곧 전기가 들어왔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정전은 재미있는 놀이로만 기억된다. 전기가 모두 나가 깜깜해지면 아파트 복도로 나와 아이들과 귀신놀이를 한다며 뛰어다니곤 했다. 안 그래도 정전으로 정신없는 경비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며 야단을 칠 때까지 귀신놀이는 계속됐다. 야단을 맞고 억지로 집에 들어가면 흐린 촛불 앞으로 손을 대고 그림자놀이를 하곤 했다. 깜깜해서 집 안이라 해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고 TV도 안 나오니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림자놀이뿐이었다. 부모님은 전기가 없는 게 그리 초조한지 5분마다 한번씩 "혹시 다른 집에는 불이 들어왔나 복도에 나가봐라"고 시키곤 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던 정전이 엄청난 고통임을 실감한 것은 지난해 미국에서 특파원으로 일할
‘윌리엄스 증후군’이라는 유전병이 있다. 7번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희귀한 질병이다. 이 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평생 처음 만난 이에게도 현관문을 열어줄 만큼 타인을 무조건 신뢰하는 경향이 짙다. ‘남을 너무 쉽게 믿는 장애’인 것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남을 속이고, 이용하고, 착취하는 데 능한 유전자들이 있다. 이른바 ‘나쁜 유전자’다. 이 유전자들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음모, 사기, 포장, 작당 등에 유별나게 뛰어난 능력을 갖는다. 시쳇말로‘잔머리’가 발달해 있다는 뜻이다. 만약 윌리엄스 증후군 환자와 나쁜 유전자 소유자가 만나게 될 경우 그 결과는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교언영색과 감언이설로 무장한 자를 무지하고 순진한 사람이 당해낼 재주는 없다. 그 일방적인 함수 관계는 세계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악의(惡意)를 가진 지도자에게 이용당하는 국민들을 상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도 한때 집단적 윌리엄스 증후군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하도급법', 정년 60세 의무화를 담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 고액연봉 공개 관련법. 매출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전부 개정안', 금산분리 강화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국회를 통과한 소위 경제민주화법이다. 내부거래를 제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 등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여야가 그 어느 때보다 입법전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법들의 기본 취지는 '갑을'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처벌할 법이 없어서 갑을 관계가 개선되지 못했을까. 이런 많은 법이 새로 만들어지면 과연 국민들은 행복해질까. 예나 지금이나 통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때에 따라 법을 바꿨고, 이런 입법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여전했던 모양이다. 조선 영조 때의 일이다. 영조가 연화문에 나가 조참(아침 회의)을 행할 때의 일이다. 당시에도 법이 자주 바뀌어 곤란한 이
'관치' '낙하산'논란으로 중단된 공기업 사장 인선이 오는 23일 한국가스공사를 시작으로 재개된다.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전직 관료나 '친박'계 정치인, 내부출신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서도 천문학적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볼 수 없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 공기업 부채도 국가채무에 포함될 전망이다. 기존 중앙·지방정부 채무에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부채를 모두 나랏빚으로 간주하겠다는 얘기다. 이 경우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국가채무로 간주됐던 445조원(중앙·지방정부)에다 공공부문(493조원) 지방공기업(72조원) 등을 더할 경우 내년부터 '나랏빚 1000조원 시대'가 열린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재정건전성만큼은 양호하다는 정부의 자화자찬을 무색하게 한다. 자칫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정악화의 주범으로 낙인찍인 공기업도 할 말은 있다. 상당수 부채가 4대
박근혜 대통령의 공개적인 언급으로 사회적 자본 수준이 도마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원전비리, 교육비리, 보조금 누수, 사회지도층의 도덕성 문제 등을 보면 우리 사회의 사회적 자본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1~2년 사이에 벌어진 것이아니라 구조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고착된 것들"이라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사회적 자본, 즉 신뢰·원칙·규범·법치주의 등 '무형의 인프라'부족을 우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국내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우리 사회의 사회적 자본 수준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22위로 평가했다. 일찍이 미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도 1995년 출간한 '트러스트'에서 한국을 '저신뢰 사회'로 분류하면서 구성원간 불신 때문에 사회 전체의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신뢰'를 8번 사용하면서 사회적 자본 축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이 같은 현실
100여년 만에 가장 더운 6월,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 4월에 이어 이달에는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이하 대표발의: 정호준 민주당 의원), 신규순환출자 금지법(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금융회사 지배구조 법률(김기식 민주당 의원 등)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국회통과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정치권은 경제를 '민주'와 '반민주'로 재단하고, 6월 경제민주화법의 입법을 반대하는 쪽은 '헌법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낙인까지 찍어가며 법안통과를 밀어붙일 태세다. 한쪽은 정의(正義)이고, 반대쪽은 부정의(不正義) 집단으로 몰아붙인다. 이런 이분법적 논의가 한국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까? 유사 이래로 '정의에 대한 논쟁'은 동서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정치권과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 19세가 중반 영국의 제레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功利)주의다. '최대 다수의 최대의 행복이 최고의 선(善)이자 정의다'는 철학개념이다. 최근 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