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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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흘묘량(寅吃卯粮)이라는 말이 있다. 토끼해에 먹을 양식을 호랑이해에 먹어 치운다는 뜻이다. 당장 먹을 게 없을 정도로 살림살이가 힘들다는 것과 빚을 내서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 중국인들은 미국을 바라보며 인흘묘량(중국어로는 인츠마오량이라고 발음한다)을 떠올리는 듯 하다. 해마다 1000억달러가 넘는 무역역조(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많다)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를 절상시키라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환율 때문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의 과소비 때문이라고 맞받아친다. 잘살던 옛날처럼 흥청망청 살지 말고, 어렵게 된 현실을 직시하고 씀씀이를 줄이라는 비아냥이다. 소비가 많다보니 미국의 부채는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2009년 한해에만 빚이 1조4100억달러 늘었고, 올해는 1조6500억달러나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사람 한명당 부채가 4만5300달러(약4900만원)나 된
지난해 9월 세계경제포험(WEF)은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전년보다 3단계 떨어진 22위로 발표했다. 노동시장의 효율성 등 일부 경제지표가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정치인 신뢰(67->105위) △정부규제 부담(98->108위) △공무원 정책 편파성(65->84위) △ 범죄및폭력에 따른 기업비용(51->80위) 등은 경쟁력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국가경쟁력 순위 하락에 경제전문가들은 자본·노동· 기술 등 인적·물적 자본이 주도하는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사회적자본' 의 확충 필요성을 주장했다. 재정부도 금융위기 이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자본의 확충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금융위기 이후 중요성이 부쩍 강조되는 사회적자본은 사회구성원간 신뢰와 사회규범, 인적 네트워크 등 일체의 무형자산을 말한다. 이중에서도 신뢰가 가장 핵심이다. 정부정책과 금융기관, 사회지도층에 대한 믿음과 신뢰 수준이야 말로 선진국과 중진국을 가름하는 핵심 경쟁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과학벨
50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민들의 건강과 의료비에 대한 고민은 매한가지였던 모양이다. 조선왕조실록의 1440년 7월 28일(세종 90권, 세종 22년)의 기록을 보면 570년전의 조선 초기 의료계 실상을 소상히 알 수 있다. "혜민국에서 팔고 있는 약은 값이 너무 비싼 까닭에, 크든 작든 병든 가정에서 쉽게 구입해 병을 치료하지 못하니, 지금부터는 가장 귀한 청심원·소합원·보명단 외의 나머지 약은 값을 다시 정해 내리도록 하소서."(又惠民局所賣藥價過重, 故大小病家未易市買救活, 今後 最貴淸心元蘇合元保命丹外, 其餘藥價, 更加磨勘, 酌量差減.從之) 당시 최고행정기관인 의정부에서 평민을 치료하던 혜민국의 약값이 비싸니 약값을 내려야 한다고 세종에게 올린 건의문이다. 청심원이나 소합원 등은 지금으로 치면 보험이 되지 않은 고가의 비급여 항목 약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그로부터 32년 후인 성종 3년 때인 1472년 10월 18일 실록에는 약가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내리라는 성종의 어명이
어린 시절 외갓집에 가려면 덜컹거리는 시외버스를 타야했다. 정류장에 내려서도 나무가 양 가로 늘어선 시골길을 따라 엄마 손에 이끌려 한참을 더 걸어 들어갔다. 그땐 그게 그렇게 귀찮고 싫었다. 하지만 외갓집에 도착하면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외할아버지께선 오래된 서랍장에서 이것저것 단 것을 주섬주섬 꺼내 손자들에게 주셨다. 그 가운데 특히 연양갱 맛은 그야말로 끝내줬다. 연양갱을 먹으며 외할아버지의 대머리를 쓰다듬고 놀았다. 엄마는 버릇없다고 야단을 쳤지만, 외할아버지는 언제나 미소를 지으셨다. 그래서 지금도 연양갱을 보면 외할아버지의 인자한 얼굴이 떠오른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초등학교 가기 전, 남탕과 여탕을 오가곤 했다. 내 경우엔 아버지와 남탕에 가는 게 엄마와 목욕 가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엄마는 살갗이 벗겨질때까지 몇 번이고 때를 밀었는데, 아버지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목욕이 끝나면 바나나맛 우유를 사주셨다. 바나나가 귀하던 시절이라 바나나맛 우유는 유난히 더 맛있었다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의 공식 파트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다. 양측 기업들은 협력관계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대'(大)와 '중소'(中小)로 양분되다보니 거리가 더 멀어져 보인다. 한쪽은 우선 지원을 해줘야 하는 입장에 서고, 다른 한쪽은 일단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규정되는 탓이다. 평소 긴밀히 협력해온 곳들도 '대·중소기업'의 틀을 들이대면 일방적이거나 수직적인 관계로 비쳐진다. 문제는 기업 경쟁의 무대가 국경을 넘어 글로벌로 확대되고, 거래관계도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이 틀에 담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국내에서 상당한 협력회사를 둔 삼성전자가 애플에는 제품을 공급하는 소위 '을'의 입장이 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시가총액 6위로 도약한 LG화학이 현대자동차의 협력회사다. 글로벌 기업도 납품업체가 되는 경우 등을 감안해 '상생'(윈윈)의 파트너나 관계를 기업규모별 구분에서가 아니라 협력의 흐름에서 찾는다면 동반성장을 위
'IT 강국 코리아' 언제부터 우리의 뇌리에 박힌 말이다. 당국자들은 다른 건 몰라도 정보기술(IT)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최근 농협의 전산 장애 사태를 보면 우리가 과연 IT강국인지 의심이 든다. 3000만 고객을 가진 금융사가 전산 장애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나도록 복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22일까지는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농협이 복구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 놓고 어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고객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산장애 후 농협이 보인 태도에 대해 도쿄전력의 판박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사태가 터진 후 감추는데 급급하고, 매일 말이 바뀌고,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지 모를 정도로 시스템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농협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IT강국 이미지가 농협 때문에 흠집 났다고 할 수 있을
검찰의 ELW(주식워런트증권)시장에 대한 수사가 매섭다. 이달초 여의도 증권사 10곳을 압수수색하더니 최근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와 증권사 직원 등 2명을 구속했다. 스캘퍼가 증권사 직원에게 돈을 주고 전용회선과 자동전달 시스템(DMA)을 제공받아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번 기회에 ELW 시장의 만성적인 불공정거래 풍토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며 강력한 수사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검찰의 강경방침으로 ELW 시장은 2005년12월 개장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검찰 수사를 의식한 스캘퍼들의 잠적으로 ELW 거래대금은 수사이전보다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올 2월 하루 2조원대에서 검찰수사 이후 1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하루아침에 최첨단 금융상품에서 '금융시장의 도박판'으로 추락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모 여당 국회의원은 "정선 카지노로 갈 게 여의도에 왔다"며 ELW 시장을 스캘퍼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 돈을 합법적으로 갈취하는 도박판으로 혹평했다.
"전구를 발명한 사람은 누구?"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십중팔구는 이렇게 답한다. 사실과 인식의 차이를 쉽게 보여주는 질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다른 사실은 많다. 전구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1808년 프랑스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다. 1879년 이를 상업화한 백열전구를 발명한 사람이 에디슨이다. 인식(認識)이란 오랜 경험과 역사를 거치면서 문제를 단순화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미지다. 인식 속에는 많은 이미지가 담겨있다.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쁘며, 어떤 것은 그 힘이 우리 전체를 지배할 정도로 강력하다. 간혹 이같은 '인식'은 사실(事實)과 다른 경우가 많고, 이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많은 증거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다수의 '인식'과 반대되는 '사실'이 나올 경우 '인식'에 의해 '사실'이 거부되기 일쑤다. 전구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험프리 데이비'라는 게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축전기, 영사기 등 우리 생활과 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살짜리 늦둥이 아들은 내게 그다지 '친한 척'을 하지 않았다. 정확히 표현하면 '소 닭 보듯' 하는 정도랄까. 아무리 주중에 아빠 얼굴 보기 힘들다 쳐도, 주말엔 하루 종일 같이 지내는 데 나로선 내심 서운하기도 했다. 종종 짖궂은 장난을 쳐 괴롭혀서 그런건지, 아니면 맴매 들고 가끔 야단을 쳐서 그런건지. 아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어쩌다 일찍 들어가는 날엔 녀석이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도 사들고 들어가고, 제 엄마가 정해준 정량 외에 과자나 주스도 엄마 몰래 함께 나눠 먹기도 했다. 사실 나도 내 나름엔 주말이면 아이를 꽤 돌보는 편이다. 똥 누고 나면 뒤도 물로 씻어주고, 옷도 갈아 입히고, 책도 읽어주고 발자국 놀이도 가끔 해줬다. 그래도 녀석은 제 엄마와 달리 내겐 좀 데면데면한 느낌이었다. '아직 어린 아이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보단 당연히 아빠가 못하겠지'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러던 최근 어느 토요일, 제 엄마가 외출해 아이를 두 어시간 이상
손봉호 전 서울대 교수와의 첫 만남은 2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입생 시절 기숙사 룸 메이트의 권유로 한 대학생 선교단체 모임에 참석하면서 연을 맺었다. 지도교수로서 그는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삶과종교에 대해 강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대학생을 상대로 한 만큼 다소 철학적이고 사변적이었다고 기억된다. 특히 손 교수는 16세기 봉권권력과 교회권력에 반기를 든 칼빈주의를 재해석해서 군사정권의 인권탄압에 대해 신랄히 비판했다. 동시에 "유물론에 근거해서 정치 경제 사회개혁만을 주장하는 진보운동권도 영적인 구원책을 제시못 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 기독교인으로서 자기 색깔을 분명히 했다. 엄격한 자기절제와 소명의식으로 무장한 그의 설교는 20살 신입생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80년대 중반의 격변적 상황은 보다 전투적 논리에 빠져들게 했고 결국 6개월만에 그와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사반세기 넘게 잊고 지냈던 손 교수 소식을 다시 접하게
#. 대통령과 상원의원 등을 배출한 미국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집안이 '식탁 교육'을 철저히 했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다. 사업가로 성공한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는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했고, 식탁에서 자기가 하는 사업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자상하게 들려줬다고 한다. 어린 시절 케네디 대통령은 이를 통해 아버지와 강한 유대감을 느끼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식사 시간을 반드시 지키도록 했다. 집안 곳곳에 신문 기사를 붙여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식사 시간에 아버지와 함께 토론하도록 유도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어머니의 이런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법을 체득,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 흑인으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 오바마 역시 숨 가쁜 업무 일정 속에서도 가족과 식사를 철저히 챙긴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오바마
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는 '세시봉 친구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안방극장을 장악한 '아이돌'에 빗대 '중년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한물간 스타임을 부정하지 않던 당사자들조차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통기타 재고가 동이 나 악기사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린다는 소식도 들린다. 대부분 궁핍했던 1960∼70년대, 지금으로선 견디기 어려웠을 정치·사회적인 규제에도 자유와 낭만을 찾아 즐긴 그들이 세대를 건너뛰어 다시 관심권에 들어온 것을 두고 학술적인 재해석까지 나올 분위기다. 세시봉 친구들의 '부활'은 젊은 시절을 그들의 음악과 함께 보낸 50∼60대 장년층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프랑스어(C'est Si Bong) 뜻 그대로 매우 좋은 일일 것이다. 그때 그린 꿈을 이뤘거나 그렇지 못했더라도 싱그러웠던 젊음의 향기에 잠시 젖게 만드는 값진 자극이다. 통기타 가수들의 '실력'에 20∼30대들의 관심도 커져 일종의 세대공감 소재가 된다는 점도 반가운 현상이다. 주목할 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