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영리'한 해법은?

[광화문]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영리'한 해법은?

오동희 바이오헬스부 부장
2011.07.15 10:37

투자개방형병원(일명 영리병원)이 8월 임시 국회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근 당청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제주와 인천송도에 시범적으로 영리병원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강력한 의지에 야당인 민주당도 즉시 '적극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반값 등록금'과 더불어 투자개방형병원은 8월 임시국회의 메가톤급 이슈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투자개방형병원 이슈의 기저에는 다양한 복선이 깔려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의료기관 개설의 독점권'이지만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과, 진보와 보수의 보혁 갈등이 내포돼 있다.

영리병원 논란은 근 10년을 끌어왔다. 당청이 임시국회에 상정키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의료특구를 지정해 투자병원을 설립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법률안이 국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5년째 표류하고 있다. 송도 관련 법률은 8년째 제자리다.

'영리'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반감을 줄이기 위해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이름을 갈아탔지만 여야나 보혁의 대치국면에는 변한 게 없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일반인나 기업들도 병원에 투자해 의사를 고용하고,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현재의 병원은 의사 개인돈으로 병원을 설립하거나 비영리법인이나 공익병원이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병원을 개설하고 있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일반 투자자들에게 병원이 투자를 받고, 그 투자에 대한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가 된다.

투자개방형 병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의료의 선진화와 일자리 창출,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통한 의료관광 확대 등의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측은 의료 양극화, 동네 의원 몰락, 돈되는 비급여항목만 양산,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 폐지로 인한 민간 보험의 확대로 대기업만 살찌운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부자는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가난한 사람은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프레임이다. 공공성을 가진 의료행위를 단순히 산업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 의료현실을 보면 의료의 양극화나 동네의원 몰락, 돈되는 비급여 항목 양산 등이 없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도 이같은 현상은 현실에서 이어지고 있다. 영리병원 도입의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이 문제다.

현재도 강남의 성형외과 등에서는 수십명의 의사를 고용한 개인병원에서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 허다하지만, 동네병원은 적자에 허덕인다. 강남 병원들은 돈이 안되는 진료과목은 거의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또 과잉진료 등도 여전하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그동안 의료법으로 보호받았던 병원들을 자본주의 틀 안에 끌어들여 제대로 관리되고 투명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에 따른 의료비 인하효과도 거둘 수 있다.

현재 정부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다.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하는데 국민들의 부담 때문에 건보료를 올릴 수는 없는 환경이다. 약제비 인하와 비급여 항목을 늘려 의료재정을 긴축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현 시점에서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냥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여 의료복지를 영속해 나갈 수 없는 시점이 조만간 도래할 것이며, 이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제도를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영리병원을 도입할 경우 이를 반대했던 측이 주장했던 문제점들이 분명히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제주도나 송도 경제자유구역 등에서 해보자는 얘기다. 시범사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는 얘기다. 그렇다고 모든 공공의료를 영리병원에만 맡길 수는 없다.

이를 통해 재정을 절감하는 부분을 정부가 국민에게 할 수 있는 공공의료에 확대해야 한다. 무조건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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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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