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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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정부도 본격적인 2년차에 접어들었다. 향후 2년간은 주요 선거가 없어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적기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 정책수행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통해 여야는 엄중한 경고와 함께 변화를 주문받았다. 국무총리 교체도 이뤄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신임 총리로 지명됐다. 국내 경제는 자산불평등에 따른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고소득자와 저소득층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인구 위기·양극화 해소, 산업 대전환, 부동산가격 안정 등이 주요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를 통한 해법 제시도 본격화된다. 7월에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도 부동산 보유세와 금융투자소득세, 상속세 등 그동안 논쟁적이었던 세법의 향방을 포함한 구조개혁 과제들이 대거 담긴다. 선거를 통해 정부, 여당은 입법, 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 장악력까지 높였다. 하지만 서울시장과 경기 평택을 등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결과를 감안한 견제 심리도 읽어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경제를 위협하는 복병으로 떠올랐다. 고유가에 겹친 고환율은 물가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어 누구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 1560원대 환율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에는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다. 물론 달러화 공급이 경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와 차이가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경상수지 흑자가 올들어 지난 4월까지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한국은행 외환보유액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올해 4월까지 △해외 직접투자가 259억8000만달러에 달하고 △내국인 해외 주식투자는 334억3000만달러 △외국인 주식 순매도는 43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당 부분 상쇄할 정도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더욱 심해졌다. 원화 자산 매도가 환율 상승을 부르고, 다시 국내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
6. 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의 당선자들은 광역단체장 16명과 기초단체장 227명, 16명의 교육감, 국회의원 14명 등이다. 이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선 목적으로 여러 공약을 쏟아냈다. 정부는 공약의 타당성과 효과를 따져보고 예산 집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막대한 교육교부금으로 현금 살포 공약을 남발한 교육감 선거와 교육재정의 제도 정비도 필수다. 반도체 관련 산업이 경제 전반에서 부각되다 보니 후보들이 너도 나도 쏟아낸 공약은 반도체와 AI(인공지능) 산업 유치, 육성과 관련된 것들이다. 당장 광역단체장 중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경기도 판교·용인·평택 등 기존 반도체 거점을 잇는 'K-반도체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반면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대구에 대기업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 당선인과 민형배 광주전남통합시장 당선인도 줄지어 반도체 시설 유치를 공약했다. 공약대로라면 전국이 반도체단지냐는 우려가 드는 이유다. 기존에 반도체 시설이 위치한 경기지역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의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은 단지 공사 속도를 높이거나 규모를 확대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쏟아냈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장시간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진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미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돼 후보별 득표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에서 투표에 임해야 했다. 일부는 장시간 대기를 할 여유가 되지 않아 투표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단순히 수천 명이 투표에 불편을 겪은 해프닝으로 축소할 일이 아니다. 국민의 기본 권리인 참정권이 침해되고 자유선거 원칙이 훼손됐다. 선거제도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만큼 사후 조치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선관위는 행정 과실이라고 주장한다.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투표용지를 전체 선거인 수의 50% 분량만 인쇄해 투표소에 비치했는데 일부 투표소에 예상치를 웃도는 유권자가 몰리면서 사달이 났다는 것이다.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투표 참여를 촉진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지닌 선관위가 상당수 유권자의 기권을 전제로 선거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자인했다. 기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한 셈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선거 전체가 무효가 된 전례가 있는데도 경각심도 갖지 못했다는 것은 선관위의 안일함을 방증한다.
K바이오의 상반기 기술수출이 12조91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최대 실적인 작년(2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격차는 한층 더 확대됐다. 고강도 규제 혁신 없이는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경쟁은 갈수록 힘들어질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최근 한 달에만 11조원규모의 기술수출 소식을 내놓았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단장증후군 치료제 소네페글루타이드를 1조9000억원에,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7조원에 기술이전한다고 밝혔다. K바이오의 잇따른 기술수출은 좋은 뉴스다. 하지만, 중국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이 더 빠르게 증가한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1분기에만 614억달러(92조원)를 기록했다. 중국 바이오기업의 행보도 더 거침없어졌다.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는 미국 화이자와 105억달러규모의 항암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회의에는 중국 아케소의 폐암 치료제가 핵심 발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지방선거라는 정치 이벤트가 막을 내렸다. 이제 정치권과 정부는 선거의 승패를 뒤로하고 한국 경제를 덮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와 극심한 자산 양극화라는 난제 앞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3%대의 인플레이션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24. 2% 폭등하면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인 3. 1%를 나타냈다. 이미 한국은행은 반도체 수출 등 경제 성장세가 강력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부동산시장은 매물 감소로 전·월셋값이 급등하자 세입자들이 집을 사면서 매매 가격까지 오르는 '트리플 강세'다.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나 부동산 차주와 서민층이 받게 될 충격을 흡수할 연착륙 대책이 필수적이다. 지속적인 고환율 역시 처방이 필요하다. 원·달러 환율은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록을 갈아치웠다. 5월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877억5000만 달러로 '연간 수출 1조 달러'를 바라보지만 원화 가치는 거꾸로 가고 있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총파업 나흘 만에 임금 8% 인상 등에 합의하며 현장에 복귀했다. 이 파업으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크레인의 80%가 가동을 중단했다. 노조는 "삼성 공사 현장을 멈출 것"이라며 대놓고 국가 핵심 산업을 겨냥했다. 저가 수주 구조 개선을 관철하기 위해 국가 핵심 인프라를 압박 수단으로 삼은 셈이다. 문제는 이 '파업 성공 공식'이 건설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레미콘운송노조는 8일부터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수도권 믹서트럭 전면 운행 중단을 예고했다. 건설업계는 레미콘 출하량이 IMF 외환위기 수준 이하로 급감할 만큼 생존 기로에 서 있다. 그럼에도 레미콘 노조는 당초 합의한 물가연동 2%대가 아닌 5~6%대 인상을 요구한다. 이러한 연쇄 파업 뒤에는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자리하고 있다. 원청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되자 하청 노조가 원청을 압박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이 법을 지렛대로 최상단 발주자인 반도체 대기업을 볼모 삼아 공사를 멈춰 세웠다.
5월 수출이 877억달러로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이 AI(인공지능) 호황에 힘입어 폭증한 영향이다. 올해 한국이 세계 5대 무역 강국에 오르고 수출 '1조달러' 시대를 열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급증에 따른 착시 현상과 자동차 등 다른 품목 수출 감소를 짚어봐야 한다. 반도체 수출은 169. 4% 급증한 371억달러를 기록하며 5월 수출액이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800억달러대 수출이 지속된다면 올해 1조달러 수출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1월 무역협회가 내놓은 수출액 전망치인 7110억달러를 크게 넘어선 규모로 수출이 예상외로 급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수출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류차질, 미국 관세 등에 따른 현지생산 확대 영향으로 5. 9% 줄었다. 석유화학 제품도 단가 상승으로 수출액은 소폭 늘었으나 내수 공급 우선으로 수출 물량은 25.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목표 비중'을 기존 14. 9%에서 20. 8%로 대폭 늘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코스피 급등을 감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보유비중 한계에 따른 170조 ~ 180조원 안팎의 대규모 매도 사태 우려는 덜게 됐다. 그러나 전국민의 노후자금 재원을 주식 투자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증시 안전판으로 동원한다는 지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내놓은 '2027∼2031년 중기 자산배분안'을 보면 국내 주식 목표 비중 확대 외에 전략적 자산 배분 허용 범위도 한시적으로 넓혔다. 추가로 5%포인트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뒀던 '허용범위'를 비공개 원칙을 내세우며 더 확대한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 상승을 고려해 회의록을 2030년까지 공개하지 않겠다면서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 재배분(리밸런싱)도 한시적으로 유예한 바 있다. 시장에서 기피하는 비공개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쌓여가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식비중 조정이 지난해 말 대통령의 매각 우려 언급(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당시) 이후 본격화됐을 정도로 독립성 침해 의심도 커진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는 공공재가 됐다"고 했다.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협력업체나 지역사회 등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회연대임금'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정부는 '대기업 이익 배분을 강요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반도체나 기업 이윤이 '누구나 나눠 가질 수 있는 자원'처럼 취급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공공재는 가로등이나 국방서비스처럼 한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 가능성을 줄이지 않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반도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같은 '비경합성'이나 '비배제성' 가운데 어느 것도 해당하지 않는다. 산업에 반도체가 필수적인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반도체가 공공재가 될 수는 없다. 석유는 훨씬 오래 전부터 산업에 필수적이지만 우리는 석유를 공공재라고 하지 않는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세제 혜택과 국가 인프라 투입을 바탕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재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수 있다.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 50%로 8회 연속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0%에서 2. 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 2%에서 2. 7%로 상향하면서도 금리는 올리지 않았다. '반도체 특수'가 만들어낸 지표의 착시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연내 금리 인상'이라는 명확한 긴축 시그널을 보냈다. 1분기 실질 GDP가 1. 7% 깜짝 성장한 것은 반도체 덕분이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 4%p 낮추겠지만 강력한 반도체 경기와 IT 수출 확대가 이를 0. 7%p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경제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싸늘하며 이러한 'K자형 양극화'가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한 핵심배경이다. 한은은 일부 IT 대기업 주도의 회복 국면에서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최근 논란이 된 삼성전자 성과급과 관련해 "성과급 등 임금이 구매력 증가를 통해 수요를 늘리면 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며 부작용을 경계했다.
오는 31일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매력의 가면을 벗기고 니코틴·담배 중독에 맞서자(Unmasking the appeal - countering nicotine and tobacco addiction)이다. 담배와 니코틴 산업이 청소년들을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하기 위해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청소년들이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취지다. 담배·니코틴 산업은 맛과 향, 형태, 디자인을 바꾸고 온라인 노출을 늘려 젊은층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과일향 등을 첨가한 가향담배는 국내 전체 담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궐련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과 반대로 전자담배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이는 청소년이 쉽게 흡연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2024년 청소년 건강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자 77. 3%가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전반적인 청소년 흡연율이 최근 수년간 하락했지만 전자담배(액상형·궐련형) 사용률은 상승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