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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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동조합 관계자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 이송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부위원장이 조합원 소통방에서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이 부위원장은 "노동자의 권리와 조합의 정당한 활동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삼성전자가 변화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회사 경쟁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노조 고위 간부의 말로는 지나치게 경솔하다. 기업의 파멸과 대량 실업, 나아가 국가경제 파국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태를 선택지로 든 것은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부적절하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삼성전자 직원들의 글을 보더라도 단순한 전략적 강성발언이라고 무시할 분위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블라인드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국업체로 이직해 기술을 유출하겠다는 사내 여론이 있다는 글과 '대규모 사직 사태 간다'는 글 등이 삼성전자 임직원 명의로 게시됐다.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생산라인이 멈추는 사태는 피하겠지만 이같은 과격한 발언은 무형의 타격을 준다.
케빈 워시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을 앞두고 미국 통화 정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워시는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 발발 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금리인하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커졌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연준 독립성 논란 속에 취임하는 워시의 첫 시험대는 6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전 의장이 금리를 내리지 않아 미국에 손실을 입혔다고 수 차례 비판했으며 워시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급등으로 워시 앞에 놓인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8%까지 치솟으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 금리 역시 상승세다. 지난 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 13%까지 상승했다. 3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진출 10년을 맞아 자화자찬식 성과를 내놓았다. 2016년부터 영화·시리즈 제작에 1350억 달러(202조원)를 투자해 3250억 달러(486조원) 규모의 부가가치와 4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 골자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예능 '흑백요리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 관련 콘텐츠의 기여를 특별히 높이 평가한 것도 특징이다. 넷플릭스로 인해 한국 콘텐츠의 매력은 한층 부각됐다. K-웨이브 열풍이 일어났고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쏠림으로 제작 현장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졌다. 연간 100~200편에 달하던 한국 영화 제작편수는 급격히 줄었고 찍어놓고 개봉하지 못한 중소형 영화만 100편 이상에 달한다. 현장의 일거리가 급감하며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은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제작 현장의 어려움과 달리 넷플릭스코리아의 몸집(매출)은 2020년 4154억 원에서 2024년 1조 542억 원으로 5년 만에 2.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으로 올해 국세수입이 2년 전 대비 100조원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향후 한국 경제의 향방은 초과세수를 AI(인공지능)·첨단산업 인프라에 투자하느냐 아니면 일회성 예산으로 소진하느냐에 달렸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가 예상되자 정부는 3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15조4000억원으로 25조2000억원 늘려 잡았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상향되면서 국세수입 증가폭은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기업이익 증가는 법인세, 성과급은 근로소득세 증가로 이어진다. 증시 활황에 따라 증권거래세 수입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초과세수 사용은 과거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2021년과 2022년 10조원 이상이 교육교부금으로 추가 배정됐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국채 상환,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에 활용한다.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5월 둘째 주 기준)이 0. 28%로 10년6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부활로 매물 잠김과 전세난이 심해진 영향이다. 문제는 서울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일대 등 대규모 단지가 위치한 곳들에서 정비사업이 줄지어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세 이주 수요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제도 개편 언급도 전·월세 매물 실종을 부추긴다. 전셋값 상승은 잠시 주춤하던 강남 4구 등을 포함해 서울 전반의 집값 오름세로도 이어진다. 정부가 세금과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 매매수요를 억제하는 데 정책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매물이 일부 나오며 강남 4구 중심으로 집값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일(5월10일) 이후까지 버틴 사람들은 장기 보유나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당기간 매물 잠김은 불가피하다.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에 사로잡혀 전·월세 급등이라는 현실을 외면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못 하다. 전세 매물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신축이나 정비사업 단지에 부과되는 '최초 입주 시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만 하다.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나뉘어 있던 해외 원전 수출 창구를 단일화한다. 해외 원전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되, 한전이 대외 협상과 지분투자 등을, 한수원이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연내 '원전수출진흥법(가칭)' 제정을 추진해 원전 수출 총괄 기관에 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 추진 체계를 일원화한다. 정부는 2016년 양사의 강점을 살리겠다며 원전 수출 담당 국가를 한전과 한수원으로 나누는 이원화 체계를 도입했으나 비효율과 부작용을 낳았다. 양사는 조직과 인력을 중복으로 운영했고 핵심 정보를 서로 공유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사업의 추가 비용 정산을 두고 런던국제중재법원까지 가는 '집안싸움'을 벌였고, 적지 않은 분쟁 비용을 치렀다. 이런 맥락에서 개편은 K-원전을 '원팀'으로 복원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상대국과 교섭에 나서고 원전 수출 체계를 효율화하기로 한 점 역시 긍정적이다. 전 세계는 AI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이 재부각되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가 2. 5% 성장할 것으로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전망했다.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0. 6%포인트 상향했다. 반도체 경기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호조를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1분기 성장률은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를 달렸다. KDI에 앞서 한국금융연구원(2. 1→2. 8%)과 현대경제연구원(1. 9→2. 7%), 씨티(2. 2→2. 9%) 등 국내외 연구기관, 투자은행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높여 잡았다. 생산활동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반도체라는 특정 산업이 홀로 경제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반도체 분야는 취업유발계수가 전체 산업 평균의 3분의 1에 머무는 등 직간접 고용 창출 여력이 크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자가 16개월 만에 최소폭 증가하는 등 '고용없는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청년 취업자가 19만5000명 감소한 것이 뼈아프다. 청년고용률은 2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업들이 AI(인공지능)를 도입하면서 신입 채용을 줄이기 시작한 게 청년 취업난을 부분적으로 설명한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13일 끝내 결렬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까지 무산되면서 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태는 이미 기업 내부 갈등의 수준을 넘어섰다. 반도체라는 국가 핵심 전략 산업을 뒤흔드는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관계장관 회의까지 열어 "어떤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파업이 국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좌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등 강제적 개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납기를 지키지 못해 고객을 잃을 수 있다. 파업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인식은 곧 구조적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BM 등 차세대 메모리 투자는 '속도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마이크론이나 중국 기업의 추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 세수의 일부를 국민배당금으로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를 12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호조 등으로 초과세수 규모가 최대 7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사용처를 언급한 것이다. 앞서 약 27조원의 예상 초과세수에 기초해 26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추경안에 따라 유가피해 지원금 지급 절차가 진행되고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또다시 현금 형태의 지원안이 검토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김 실장은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 노력만의 결과가 아닌 만큼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수가 쓰일 수 있는 분야로는 창업 활성화와 문화 산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내 극심한 노사와 노노(반도체-비반도체) 갈등의 원인이 된 성과급 배분 문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답을 고심한 흔적도 담겨있다. 하지만 3 ~ 4월 추경 편성안 논의 과정에서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부분이 또다시 거론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자국 우선주의와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 등 전 세계가 총성 없는 '보조금 전쟁'에 한창이다. 자국 산업을 육성·보호하고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안보를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12일 국회 '한국판 IRA' 토론회에서는 세액공제에 치우친 국내 제도를 글로벌 흐름에 맞게 직접 현금을 주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로 태양광·배터리 등 전략 품목을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물량에 비례해 지원한다. 일본도 '전략분야 국내생산 촉진세제'로 반도체·전기차·그린스틸 등에서 생산·판매량과 연동된 장기 인센티브를 설계했다. 반면 한국은 설비투자비에 대한 일회성 세액공제에 머물러 있다. 공장이 실제로 돌아가는 동안 운영비 부담을 덜어 주는 생산연동형 세제는 사실상 없다. 이로 인한 차이는 태양광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미국 IRA는 셀·모듈·웨이퍼·폴리실리콘 등 밸류체인 전 단계에 세액공제를 부여해 국내 생산을 유도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화재 원인이 비행체에 의한 피격으로 확인됐다. 자폭 드론을 이용한 '더블 탭(연속 타격)'으로 추정된다. 한국기업의 자산이자 한국인 선원 6명이 탑승한 선박이 공격을 받은 것이다. 우리 민간 선박이 군사적 공격으로 파손된 것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페르시아만에서 한국 유조선들이 전투기 미사일에 피격된 사건 이후 약 40여년 만이다. 정부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규탄에 머물 게 아니라 국가 주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사태를 규정하고 국민 안전과 주권 수호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 공격을 자행한 장본인에 대해 정부는 "여러나라의 가능성을 파악 중"이라고 했지만 정황상 유력한 건 이란이다. 폭발 직후 이란 국영 매체는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비행체 잔해와 CCTV 분석을 통해 공격 주체가 명확해지면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된다. 이란 정부에 공식 항의하고 민간 선박 공격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확약을 요구하는 게 기본이다.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의 사모펀드 투자가 깜깜이 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 이후 국민연금의 사모펀드 투자손익을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지만, 국민연금은 투자금액·펀드명만 공개하고 핵심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1610조원의 국민 노후 재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시장안정과 전략적 모호성을 정보 비공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감시의 사각지대가 늘어나면 오히려 정치적 의도 등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 미국 연금은 정보 공개에 철저하다. 미국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펀드에 투자해 작년 6월말 기준 내부수익률(IRR) -30%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 펀드에 투자해 미회수된 금액만 공시하고 출자 약정액, 평가액 등 핵심 정보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민연금은 국정감사장에 나와서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와 관련해 4884억원의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공시한 사모투자 종목별 투자현황에서 공시대상 496개 중 129개를 비공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