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시정'제도 적용서 혼선 불가피

'차별시정'제도 적용서 혼선 불가피

여한구 기자
2007.06.03 16:07

비법정 근로조건 두고 논란 여지 많아-노사는 모두 '불만'

노동부가 3일 비정규직 '차별시정' 가이드라인을 확정했지만 해석 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상당해 내달부터 적용되는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개별 비정규직 근로자마다 업무능력과 학력 , 근속년수 등이 달라 비교대상이 되는 정규직과의 차별 유무를 가리는데 사업자와 근로자간 다툼이 빈발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노사는 각자 불리한 영역을 강조하면서 불만과 우려를 표시했다.

차별에 경조사비 포함되나=가장 크게 논란이 되는 쟁점은 차별처우 금지영역의 대상이다.

일단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임금과 근로시간, 법정 수당 등은 모든 사업장에서 무조건 차별시정 대상이 된다. 문제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사안은 사업장마다 여건이 상이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노조와 회사가 경조사비를 지급키로 단협으로 정해놨을 경우 이 조항이 비정규직까지 확대적용될 것인지가 관건이 된다.

예금보험공사처럼 비정규직까지 노조원으로 포함돼 있으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경조사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에는 차별시정 대상이 된다. 그러나 노조원이 아니거나 비정규직 노조와의 별도 단협이 경조사비 조항이 없다면 차별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상실된다. 자녀학자금과 가족수당, 건강수당 등도 마찬가지 영역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이라도 노조 가입 및 노조 유무에 따라 차별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는 향후 비정규직들의 노조결성 및 노조가입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장의성 노동부 근로기준국장은 "단협의 적용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 일단 노조가 자체 규약을 변경해 비정규직까지 포함시킨다면 법정외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신청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 처우 판단기준도 '불씨'=노동부는 차별 처우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임금·수당 등 비교대상 정규직과의 세부지급항목을 비교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하지만 연봉제나 포괄임금산정제를 적용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현실적으로 '무' 자르듯 비교할 수 없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이 경우 '임금 및 근로조건을 전체적으로 비교·판단할 수 있다'고 만 돼 있어 노동위원회의 검증을 통해 실질적인 차별 여부를 가려야 한다.

특히 일반기업에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많아 노동위 판단 과정에서 노사간 공방이 불가피할게 확실시된다.

파견근로자는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의 책임영역에 따라 차별시정의 당사자가 될 수 있도록 돼 있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 중에서도 파견업체가 원청업체로부터 받아 지급하는 임금의 책임영역을 파견사업주로 정해 실제 효과가 발생할지는 의문시된다.

노사는 모두 불만=노동부 기준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일제히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획일적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비정규직 보호 명목하에 기업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으로 결국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은 또 "노동부가 정한 차별판단기준은 산업현실과 임금구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산업현장에서의 혼란과 기업부담이 심각하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총 관계자는 "자녀학자금과 경조사비 등 각종 비법정수당들은 장기근속에 대한 보상과 독려 등이 고려된 것인데도 획일적으로 비교될 수 있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은 "신청권자를 개별 근로자로 제한해 결국 회사를 그만두거나 노조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에만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내용 자체가 생색내기에만 그치고 있다"며 폐기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소속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이 없게 만들면 차별시정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데 이미 사용자들은 외주화 위장도급 등으로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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