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그 동안 연일 핵심 참고인 소환조사를 벌이는 등 가속 페달을 밟아온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설 연휴를 맞아 그 동안 확보해 놓은 자료 분석에 집중하며 '정중동'의 자세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특검 수사가 최장 수사기한(40일)의 절반 이상을 지나면서 후반전에 돌입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특검팀은 지난 15일 수사 착수 이후 검찰에서 수사가 이뤄진 BBK와 다스·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은 물론 상암동 DMC의혹과 검찰 회유·협박 의혹 등 네갈래로 나눠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쳐왔다.
"수사 대상이나 짧은 수사기간 때문에 부담스러웠고 사실 가능하면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고 임명 당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정 특검은 수사가 점차 진행될수록 "탄력이 붙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며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찾기가 목표 =특검팀은 우선 '도곡동 땅이 과연 누구의 것인지'를 찾아내는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정 특검은 "특검팀의 목표는 도곡동 땅이 누구의 것인지 확정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의혹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검찰이 조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과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매각대금을 관리한 이병모·이영배씨를 불러 조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핵심인물인 이 당선인의 처남 김재정씨도 수차례 조사했으며 연휴 직후 이 당선인의 큰형 이상은씨를 방문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상은씨 몫의 도곡동 땅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동행명령제 위헌판결로 강제소환이 사실상 불가능해 졌음에도 핵심 참고인들이 기꺼이 특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특검팀도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특검팀은 '도곡동 땅'의 원 소유자인 전모씨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요 인물이라고 보고 있지만 현재 그는 '소재불명' 상태라 그의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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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특검팀은 검찰이 계좌추적하지 않은 부분까지 추가로 계좌추적영장을 발부받아 회계 전문가 등을 동원, 자금 흐름을 쫓고 있으며 2차례의 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다스와 홍은프레닝을 사실상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특검, 남은 수사기한 최대한 활용한다=BBK 의혹과 관련해서도 초기 수사기록 검토 단계에서 벗어나 이 당선인의 최 측근인 김백준 총무비서관 내정자와 전 비서인 이진영씨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경준씨를 연일 불러 들여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연휴가 끝난 뒤 미국으로 가 있는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를 불러 그가 공개했던 'BBK 명함'의 실체를 파악하는 한편 검찰 수사 이후 공개된 '광운대 BBK 동영상'에 대해서도 조사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게 특검팀의 방침이다.
다만,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해 왔다고 공언한 바 있어 절대적으로 짧은 수사기간에 별다른 성과 없이 검찰의 수사 기록을 재 확인하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검찰의 회유·협박과 관련해서는 김경준씨를 수차례 따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초기 속도를 냈지만 계속 증거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는데다 김씨와 함께 입회했던 오재원 변호사까지 김씨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서 특검팀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MC' 수사 대상자 사법처리 여부는=이에 반해 상암동 DMC특혜 분양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 초기 한독산학협동단지 등 5곳에 대해 재빠른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 서울시 실무진은 물론 최고위 결제라인이었던 최령 SH공사 사장(당시 서울시 산업국장)과 윤여덕 한독산학협동단지 대표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또 이 의혹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의원을 연휴 기간 동안 소환해 의혹을 제기한 배경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현재 특검팀이 출국금지한 6명 모두 DMC관련 인물들로 상당 부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실무진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연일 소환조사를 벌임에 따라 특검팀이 관련 의혹에 대해 일종의 '불법의 사슬'을 발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서울시 관계자 등은 "이 당선인의 전임자였던 고건 시장 당시 이미 DMC 사업의 골격이 갖춰졌다"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사건의 핵심인 '이 당선인' 등 거물급이 아닌 실무선에 있던 이들만 '애꿎은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특검팀의 추가 수사 가능성이 점쳐졌던 '기획입국설'에 대해서는 특검팀이 "본체를 수사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수사를 미뤄 사실상 관련 수사를 접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곡동 땅 등 핵심 의혹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 특검이 "언론에서 '왜 이사람은 부르지 않았는가'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샅샅이 조사를 벌이겠다"며 강력한 수사 의지를 내비친 만큼 연휴 직후부터 수사 종료기한인 23일까지 다시 한 번 급박하게 이어질 특검팀의 '거침없는'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