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매일매일 그날의 행동에 방점을 찍자

해마다 한 해의 끄트머리나 새해의 첫머리를 맞이할 때면 이런 저런 반성과 각오가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아직도 많은 국민이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10년 전 외환위기때보다 더 견디기 힘들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코앞을 어지럽게 하고 있는 2009년은 반성과 후회와 질책과 책임돌리기 그리고 희망을 향한 외침이 더욱 드높을 한 해가 되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해가 바뀌는 바로 그 시점에서야 사뭇 진지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힘차게 외치는 것일까. 언제나 ‘가장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시간의 흐름에 띄어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는 다짐은 왜 해마다 되풀이되는 것일까. 일상적이 되어 버린 ‘새해의 다짐’ 행동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시간의 속성을 생각하면서 살펴보자.
첫째, 시간의 흐름은 언제나 다름을 전제로 한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시간은 새로움을 의미한다. 10 여년 전 외환위기 때의 경험이 약간의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의 전부는 분명 아니다.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해가 바뀔 때 새로운 각오를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 행동에 방점을 찍고 새로운 행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과거를 잊고(망년)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맑은 정신으로 맹세하며) 자신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인간은 아마츄어 심리학자라는 지적은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보고 행동의 원인을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적절하다. 과거를 반성하고 그 반성으로부터 새로움을 찾고 실행하려한다는 점에서 행동의 방점을 찍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연말에만 방점을 찍는 것일까. 인간은 허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가끔은 매너리즘에 빠지고 가끔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외부로부터의 계기를 찾아 방점찍는 행동을 하려한다.
그런데 왜 필요하다면 매일 매일이 행동의 방점을 찍는 날이 되면 안 되는 것일까. 새해에는 외부의 압력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단절해야 할 행동을 찾아내고 방점을 찍는 용기와 노력이 우리 사회에 가득 차기를 기대해 본다.
둘째, 시간은 연속적인 흐름이다. 어제가 오늘을, 오늘이 내일의 모습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방점을 찍는 행동은 과거 잘못으로부터의 단절을 뜻하지만, 과거의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미래 모습에 대한 고민이 고려된 단절이어야 한다. 특히 우리가 곧 겪을 위기의 시기에는 현재지향적 관점이 우세하기 마련이다. 새해에는 행동의 단절은 임시변통에 기반을 두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사고에 터하기를 기대해 본다.
셋째, 시간은 우리에게 공평하게 배분되어 있지만 시간의 사용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시간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하다. 그러나 시간의 사용은 동일함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마다 다르다. 새해를 맞이하며 행하는 모든 각오의 시간이 개인에게 주는 의미는 다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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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상적이고 의례적인 시간의 소비일 수도 있고 새로운 행동을 위한 귀중하고 값진 시간일 수도 있다. 새해에는 연말연시의 반성과 각오가 이루어지는 바로 이 시간이 의미있는 시간이 되고, 또한 새해에는 똑 같이 분배된 시간의 사용이 좀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의미가 충만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외부의 자극에 의존하지 말라고 하면서 필자도 2008년을 보내고 2009년을 맞이하며 새해의 각오를 제안함으로써 외부의 계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힐난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인간의 허약함을 드러내 보인 것에 대한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이것이 인간됨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안도의 숨을 내쉴 수는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