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수수료 5배 차이, 외환·하나·SC제일銀 최고
#. 5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얼마 전 은행에 들렀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김 씨는 대학에 다니는 딸이 급하게 필요하다며 오만 원을 통장으로 입금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은행을 찾았다.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창구에서 송금을 한 후 영수증을 들여다 본 김 씨는 화들짝 놀랐다. 5만 원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면서 떼인 수수료로 무려 3000원이 지불됐기 때문이다.
◇10만원 타행 송금 시 은행별 수수료 차이 3배=시중은행들이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하면서 천차만별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공시된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SC제일·한국씨티 등 8개 시중은행의 예금수수료 현황에 따르면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3만 원 이하의 금액을 송금할 경우 수수료 차이가 많게는 5배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신한은행은 6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반면, SC제일 외환 하나은행은 금액에 관계없이 3000원의 수수료를 뗀다. 무려 5배차이다.

3만 원 초과 10만 원 이하를 타행 송금할 경우 국민·우리·기업은행은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은 이보다 두 배 많은 2000원을, 신한·외환·SC제일은행은 3배나 많은 3000원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만 원, 100만 원 선을 각각 초과할 때마다 내야하는 수수료는 1000원씩 큰 폭으로 뛴다. 한국씨티은행은 10만원 초과 시 2000원을 부과하지만 1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두 배인 4000원을 부과한다. 이는 전자금융(인터넷뱅킹, 폰뱅킹, 모바일뱅킹)수수료 500원에 비해 8배나 많은 액수다.
자동화기기(CD, ATM) 이용 고객에게는 보다 적은 수수료를 뗀다. 국민·신한·기업·우리·하나은행은 10만 원 이하 금액을 은행 영업시간 안에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타행 송금할 경우 600원을, 외환·한국씨티·SC제일은행은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시중 8개 은행은 같은 은행으로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송금할 경우 수수료를 모두 면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창구를 이용해 10만 원 초과 금액을 이체할 경우 모든 은행이 1000원~2000원의 수수료를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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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수수료 뿐 아니라 거래내역서, 잔액증명서 등 각종 서류 발급 수수료도 건당 2000원씩 부과하고 있어 수수료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명의 변경의 경우 개인 개명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수료로 5000원을 징수하고 있다.
◇은행들, VIP고객에 수수료 면제하면서 서민은 '봉'취급=은행들의 천차만별식 수수료 부과 관행은 은행들이 여전히 '수수료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거액의 예금을 예치한 VIP고객에게는 거의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반면,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10만 원 이하의 소액 송금 등에 대해서는 꼬박꼬박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국내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높게 부과하고 있다.
홍종학 경제정의실천연합 경제정의연구소장(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은 "은행을 이용하는 거래고객에게 큰 차등을 두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소액 예금자를 차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자동화기기에 비해 창구 이용 수수료를 많이 받는 것은 노인들에 대한 일종의 차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