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최근 15년동안 설탕의 공장도가격과 내수 물량 등을 담합한 혐의로 삼양사와 대한제당에 대한 1억원대 벌금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하지 않은 CJ에 대해선 원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인정, 벌금형을 면하도록 했다.
담합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인정한 것. 이에 따라 검찰이 공정위의 고발 없이 담합 혐의로 기소한 업체와 관계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판결이 잇따를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 2007년 설탕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 부당이득을 올린 CJ와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업체를 적발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15년여동안 설탕값을 담합해 왔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CJ(223,000원 0%)는 48.1%, 삼양사 32,4% 대한제당 19.5%로 나눠 총 6조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는 이들 3사에 과징금 511억3300만원을 부과하고 대한제당과 삼양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조사과정에서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한 CJ에 대해선 고발을 면제하고 과징금도 50%로 줄였다.
그러나 공정위의 고발을 접수받은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담합행위의 공범인 CJ 역시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것. 검찰은 "공범들 가운데 일부가 고발이 됐다면 다른 공범들에게도 고발 효력이 미친다"며 제당 3사와 회사 관계자를 모두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1·2·3심 모두 삼양사와 대한제당을 제외한 CJ에 대해선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죄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는 공정거래법 제71조 1항의 규정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를 받아들이지 않아 CJ에 형사상 책임을 물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법률로 정한 사안에 대해서만 처벌할 수 있다는 원칙에 따라 CJ에 고발의 효력이 미친다고 유추 해석할 수 없다"고 2일 밝혔다. 결과적으로 담합을 주도한 CJ는 형사처벌을 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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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법무법인 화우의 공정거래 전문 김철호(연수원 28기) 변호사는 "자진신고(리니언시) 제도는 담합 적발의 필요성을 강조, 국가의 법집행권을 양보한 것"이라며 "담합행위를 보다 많이, 쉽게 적발하기 위한 제도의 목적을 위해선 형사 처벌권도 양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의 행정처분(과징금 및 시정조치)과 형사처벌은 별개이지만 법집행을 양보가 국가 권력을 약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