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곽노현(57) 교육감과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박명기(53) 서울교대 교수에 대해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교수가 곽 교육감 측으로부터 1억원 넘는 돈을 받고 후보를 사퇴했다는 것으로, 검찰이 곽 교육감을 소환할지 여부 등 수사의 방향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주민투표 보복수사?=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검찰의 수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곽 교육감 측과 야권은 '보복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후 진보 진영을 옥죄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 측은 검찰 수사에 대해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여론을 전환하려는 수사이고 정치 보복"이라면서 수사 배경과 착수 시점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정부가 사정당국을 동원해 명백한 보복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민심을 차단하기 위한 수사"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 교육감 지위를 돈으로 거래하려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성역 없이 수사해 의혹을 해소하고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직후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은 이 사건의 공소 시효가 임박했기 때문이라며 보복수사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통상 선거사범의 공소 시효는 선거 후 6개월이다. 하지만 후보 매수 등 돈과 관련된 혐의의 공소 시효는 선거가 끝난 뒤가 아니라 금품이 오간 시점부터 6개월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올 2월에 돈이 오간 혐의는 이미 공소 시효가 지났고, 3월 이후의 돈거래도 공소 시효가 임박해 수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교수가 지난해 5월 19일 곽 교육감으로의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하고 후보 사퇴를 하는 조건으로 곽 교육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확인, 상당기간 내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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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6명의 후보가 난립한 반면, 진보진영은 단일화에 성공해 곽 교육감이 34.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 교수는 당시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 불참하고 마지막까지 독자 후보로 버티다가 선거를 2주 앞두고 극적으로 곽 교육감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곽 교육감 검찰소환 될까=검찰 안팎에서는 곽 교육감의 최측근이 연루된 만큼 곽 교육감 본인이 이 같은 금품 거래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직접 소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의 소환 가능성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곽 교육감이 금품전달 과정에 어떤 식으로도 개입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곽 교육감 소환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 교수 구속 여부는 2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통해 결정된다. 박 교수 영장이 발부될 경우 곽 교육감 소환은 빠르면 이번 주 중에라도 가능할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박 교수 영장이 기각된다면 재청구 여부 등의 결정과정이 필요한 만큼 곽 교육감 소환조사는 늦춰지거나 소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교육감 직위는 상실된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 차명재산을 재산 신고에서 빠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공정택 전 교육감은 2009년 10월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이 확정돼 재임 중 직위를 상실했다.
선거법은 또 당선무효 시 이미 보전 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토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 전 교육감은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공 전 교육감은 대법원의 당선무효 판결 이후 서울시선관위가 기탁금과 선거비용 보전액 28억8천여만원을 반환하라고 통보하자 헌법소원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