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회초년생들 속여 '190억 꿀꺽'…'가족 전세사기단' 줄줄이 검찰행

단독 사회초년생들 속여 '190억 꿀꺽'…'가족 전세사기단' 줄줄이 검찰행

박진호 기자
2026.08.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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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상당수 사회초년생…조카·자매 시누이까지 연루
1심 재판부, 주범 중 한명에 "엄한 처벌 불가피"

서울 관악경찰서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관악경찰서 모습. /사진=뉴시스.

지인과 친인척들을 동원해 건물 여러 채를 지은 뒤 100명이 넘는 임차인들에게 보증금 약 190억원을 가로챈 '가족 전세사기단'이 차례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임차인들의 보증금으로 건물을 짓고 다른 건물의 보증금을 갚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중국 국적의 전세사기 주범인 홍모씨의 아내 이모씨와 홍씨 부부의 친인척 등 총 16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공인중개사 5명에게는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혐의도 적용됐다.

올해 초 구속 기소된 이씨는 지난달 말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홍씨는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돼 수사가 중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일당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 관악구 등에 다가구주택 11채를 지은 뒤 무자본 갭투자와 보증금 돌려막기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 128명에게서 보증금 약 19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상당수는 사회초년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24년부터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장을 잇달아 접수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피의자들을 추적해 올해 초 이씨를 구속했다. 홍씨의 또 다른 공범이자 내연녀인 A씨도 검찰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홍씨 부부가 친인척의 명의를 대거 동원해 범행을 이어온 정황도 드러났다. 본지가 확보한 이씨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에는 이씨의 자매뿐 아니라 자매의 시누이와 조카 등의 명의까지 동원됐다.

이씨 자매의 시누이는 수사기관에 "이씨에게서 '좋은 일이 있는데 남편 홍씨에게 들어보겠느냐'는 연락을 받은 뒤 건물 명의를 빌려주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임차인들의 보증금과 대출금으로 건물을 짓고 임대업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임차보증금은 건물의 토지 매입 건축 비용뿐만 아니라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 반환에도 사용됐다. 이른바 '보증금 돌려막기'로 임대업을 벌인 것이다.

임차인을 속여 계약을 체결한 정황도 확인됐다. 건물의 잔존가치가 떨어져 사실상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주택' 상태에서도 선순위보증금 총액 등을 허위로 고지하는 등의 기망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과정에서는 역할도 나눴다. 홍씨는 건물을 지을 부지를 매입하고 명의상 건축주를 섭외하는 등 범행 전반을 총괄했다. 이씨와 A씨는 홍씨의 지시를 받아 건축주 명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임대차계약 체결과 보증금 관리 등을 맡았다. 홍씨부부의 친인척들은 명의를 빌려주는 등 범행을 보조했다.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상당수가 사회초년생인 점 등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전세사기 범행은 임차인들의 주거 생활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주택임대차 거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라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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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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