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 한쪽에 우세한 판결 나올 경우 스마트폰 시장 재편 불가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특허전쟁이 뜨겁다. 현재까지의 양측의 성적은 1승1패. 지난 8월 네덜란드에서 삼성이 판정승을 거뒀다면 이달 독일에서는 애플이 승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10건의 애플 특허 중 1건에 대해서만 삼성의 침해를 인정했다. 특히 애플이 전략적으로 걸고 있는 디자인 특허에 대해서는 애플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유일하게 삼성이 침해한다고 인정한 애플 특허의 내용은 소위 포토플리킹 관련 사용자 인터페이스 발명.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 등으로 쉽게 회피가 가능한 정도의 수준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의 판결. 애플의 증거조작 이슈에 삼성이 제출한 증거(1994년 Knight Ridder의 소개동영상 "더 태블릿")에도 불구, 법원은 디자인 특허와 관련해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네덜란드와 독일에서의 다소 상반된 결과가 앞으로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현 시점에서 애플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변수와 삼성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변수를 나눠 생각해 보자.
애플은 비록 수치상으로는 1승1패지만 네덜란드에서의 패배보다는 독일에서의 승리가 파괴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태블릿 PC 판매금지 판결로 삼성이 입는 손해가 무선사업부 전체 매출의 10%에 이를 정도로 크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독일 법원의 판결이 다른 국가 및 지역의 법원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또 디자인 특허에 대한 침해는 단순하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으로 회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특허 침해 대상 물품을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를 보다 벌릴 수 있는 호기로 생각될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삼성 입장에서 볼 때 유리하게 적용될만한 변수는 무엇일까. 우선 독일의 뒤셀도르프 법원의 극도의 특허권자 친화적(patent-friendly)인 성향이다. 미국 피네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9년 사이에 뒤셀도르프에서 벌어진 특허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률은 무려 63%로 전세계 법원의 평균치인 35%를 훨씬 상회한다.
독자들의 PICK!
삼성이 불리한 판결을 받은 것이 뒤셀도르프 법원의 성향 때문이었다고 그 의미를 축소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특허권자 친화적인 성향을 가지지 않는 일반적인 법원에서라면 네덜란드에서와 유사하게 삼성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자신의 통신특허군에 근거하여 제기한 침해소송에 대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앞으로 삼성에 유리할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다. 판결이 신속하게 나오진 않지만 애플 대비 비교우위에 있는 삼성의 통신특허군에 근거한 공격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여전히 농후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건곤일척의 승부. 삼성으로서도 애플로서도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향후 어느 한쪽으로 우세한 판결이 제3의 국가들에서 이어질 경우에는 급속히 다른 한쪽의 기세가 꺾이며 굴복함으로써 스마트폰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보인다.
하지만 만약 어느 한쪽에 우세하지 않은 판결이 제3의 국가들에서 이어질 경우에는 지루하게 양측 간에 소모전이 계속될 수도 있고, 이와는 반대로 양측이 크로스라이센스 등의 협의를 하여 쉽게 분쟁이 매듭지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