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성형관광의 성지'로 떠오르면서 '성형 확인증'이 주목받고 있다. 성형을 마친 외국인들이 인천국제공항 등을 통해 출국할 경우 입국시 여권 사진과 전혀 '딴 사람'이 되기 때문에 얼굴만 봐서는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국 심사관 "누구신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A성형외과 원장 김모씨(43)는 지난 10월 한달에만 중국인 환자 20명에게 '영문 소견서'를 발급했다고 8일 밝혔다. 성형 수술을 마친 중국인들에게 소견서는 이른바 '확인증'으로 불린다. 인천국제공항 등 출국 심사 때 '확인증'이 없으면 입국시 여권 사진과 달라 출국을 거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중국인들은 안면윤곽이나 양악 수술 등 얼굴 전체를 바꾸는 전면 성형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성형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공항 등에서 영문으로 발급된 '성형확인증' 검사는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의 의사 정모씨(36)도 "공항 출국뿐 아니라 성형수술을 마친 고객들이 본국에 돌아가 직장이나 보험사 등에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확인증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확인증을 요구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성형의 수위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는 게 성형외과 의사들의 중론. 주름개선을 위한 보톡스나 필러 등을 맞기 위해 입국하는 일본인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한국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가지고 들고 와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성형환자 성황으로 경찰도 바빠져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해부터 성형 확인증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확인증을 요구는 오래된 일"이라며 "성형 확인증이 필수 제출서류는 아니지만 얼굴이 일치하지 않는 이들에게 추가서류로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유명 성형외과가 몰려있는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성형외과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이 일대에서 외국인 진료를 가장 많이 하기로 소문난 병원들은 월 200명에 달하는 외국인 환자가 몰린다"며
"이 가운데 40% 가량은 중국인으로 일부 병원 직원들은 중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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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성형환자가 성황을 이루면서 관광객이 몰리는 강남과 명동 일대 지구대와 파출소도 바빠졌다. 성형을 마친 이들이 본국에서 미리 가입한 '여행자 보험'을 타내기 위해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한 뒤 분실 신고증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
서울 중구지역의 한 파출소 관계자는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붕대로 머리를 꽁꽁 싸맨 동양계 외국인이 지갑이나 신분증을 분실했다고 신고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조사 결과 폐쇄회로티브이(CCTV)에 자신이 슬쩍 지갑 등을 버리고 덜미를 잡혀 머쓱해 하는 적도 많다"고 말했다.
파출소 관계자에 따르면 성형 수술 이후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이 본국에 돌아가 한국에서 지갑이나 가방 등을 잃어버렸다고 보험사에 말한 뒤 성형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한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료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국내에 거주하지 않고 국민건강보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자)은 8만1789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인들의 원정 성형이 두드러졌다. 중국인은 1만2789명으로 15.63%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성형외과를 찾은 이는 2393명(16.5%)으로 2009년 791명에 비해 1년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