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사건' 112녹취록 들어보니 '분통'

'수원 토막사건' 112녹취록 들어보니 '분통'

뉴스1 제공
2012.04.06 14:08

(수원=뉴스1) 전성무 기자= 수원 토막살인 사건의 피해 여성이 살해당하기 직전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뉴스1 4월2일 보도)한 통화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피해 여성이 자신의 위치를 상세히 알려줬음에도 경찰은 코앞에서 범인이 무자비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오후 10시50분58초 경기지방경찰청 112센터에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모르는 아저씨에게 지금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곽모(28여)씨의 신고 전화다.

곽씨는 위치를 묻는 경찰의 물음에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이라고 대답하며 비교적 상세히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하지만 경찰은 “누가 그러는 거냐”며 불필요한 질문을 쏟아냈다. 곽씨는 “어떤 아저씨요. 아저씨 빨리요 빨리요”라면서 황급히 구조를 요청했다.

“잘못했어요. 아저씨 잘못했어요.”

곽씨가 살해당하기 직전 휴대전화 수화기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곽씨는 신고 13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11시50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중국동포 우모(42)씨가 거주하는 원룸 1층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토막 난 채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옆집 주민으로부터 “밤새 부부싸움을 벌인 곳이 있다”는 말을 듣고 우씨의 집 문을 두드렸다.

우씨는 간이 잠금장치를 걸어놓은 상태에서 문을 쌀짝 열며 얼굴을 내밀었다. 경찰은 문을 잡고 있는 우씨의 손에서 상처를 발견하고 곧바로 집을 급습했다.

우씨는 시신을 훼손하고 있던 중이었다. 우씨의 집은 곽씨가 지목한 지동초등학교와 약 50~60m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경찰의 초동조치 미흡으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곽씨의 신고를 접수한 뒤 10분 만에 강력팀 형사 35명을 총 동원, 곽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나타난 지동 일대 기지국 반경 500m 이내를 대상으로 탐문을 벌였지만 결국 우씨의 범행은 막아내지 못했다.

기지국 반경이 아니라 곽씨가 알려준 위치를 중심으로 빈틈없는 탐문을 벌였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원중부경찰서 조남권 형사과장은 “수색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주택을 들어갈 수 없어 형사들이 일일이 의심이 드는 집 앞에 귀를 들이대고 집 안 상황을 파악했다”며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숨지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스1 바로가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