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부터 "잔여 투표용지 35매"…송파구·선관위 단톡방 보니

오후 2시부터 "잔여 투표용지 35매"…송파구·선관위 단톡방 보니

류원혜 기자
2026.06.0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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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에서 투표 종료 약 4시간 전부터 "용지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에서 투표 종료 약 4시간 전부터 "용지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에서 투표 종료 약 4시간 전부터 "용지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투표 당일인 지난 3일 송파구와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들이 속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대화방에는 각 투표소에 투입된 송파구청과 관할 동 주민센터, 송파구 선관위 소속 공무원들이 들어가 있었다.

대화방에서는 투표 당일 오후 2시를 넘어서면서부터 투표용지 추가 배부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졌다.

'잠실2동 서기2'는 오후 2시17분쯤 "투표소 서기들이 용지 부족을 우려해 연락해 오는데, 저희는 '선관위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 추가 수령할 것이라는 확답을 못 하고 있다"며 "투표소별로 몇 % 정도 남아야 용지 추가 수령 여부를 알려주시냐"고 물었다.

이에 선관위 소속 '선거1계장'은 오후 2시19분쯤 "사전투표율을 고려해 투표율 60% 기준으로 추가 배분한다"고 답했다.

'잠실4동 간사'는 오후 2시25분쯤 "7투(표소) 용지가 35매 남았는데 대기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후 투표소마다 잔여 투표용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잇따라 올라왔다.

오후 4시를 넘어서자 투표가 중단됐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각 투표소에서는 "부정선거 의혹 등 항의가 심하다", "빠른 조치 부탁드린다", "현장 고충이 너무 심하다", "주민들 난리 났다" 등 호소가 나왔다.

결국 선관위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등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봉쇄로 투표함 2개가 투표 마감 약 35시간 만에 반출됐다. 일부 투표 사무원과 참관인들은 투표소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지난 5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경찰들과 대치하던 모습./사진=뉴스1
지난 5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경찰들과 대치하던 모습./사진=뉴스1

전공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선관위를 규탄한다"며 "현장 혼란과 시민들 항의는 선거 업무를 지원하던 공무원들이 감당해야 했다. 공무원들이 장시간 현장에 고립되고 폭언과 위협에 노출된 것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는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자 선관위의 고유 업무"라며 "현재 선거 운영 체계는 공무원 희생과 헌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국가 사무 부담과 책임을 지방공무원에게만 전가해선 안 된다. 선거 사무 운영 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3일 '공무원노조 참여마당' 게시판에는 '선거관리 도저히 못 한다'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송파구 소속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송파구 직원들은 더 이상 선거 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며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지도록 송파구 선관위에서 직원이 한 명도 안 올 수가 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자란 집단과 일 못 한다. 선거 사무는 선관위에서 단독으로 해라"며 "더 이상 지자체 공무원을 총알받이로 쓰지 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사진=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사진=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5일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과천 선관위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참정권이라는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침해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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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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