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9일 수원 살인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후임 경찰청장 선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청장은 이날 "사건 발생 1주일이 넘었지만 국민들을 이렇게 분노하게 만든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조 청장의 사퇴는 발표 전까지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도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후임 경찰청장은 누구?
후임 경찰청장(치안총감)은 경찰법 등 관련법에 따라 바로 아래 직급인 치안정감 가운데 선임하게 돼 있다. 현재 경찰에서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김기용)과 서울지방경찰청장(이강덕), 경찰대학장(강경량), 경기지방경찰청장(서천호)의 4명이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청장이 기존 치안감에서 한 단계 높은 치안정감급으로 격상됐지만, 현재 부산청장인 이성한 청장은 직무 대리로 치안감인 상태다.
여기에 경찰총수 자격이 있는 같은 '레벨'의 치안총감급이 수장으로 있는 해양경찰청도 수평이동을 고려하면 경찰청장으로 선임될 자격은 있다. 현재 해양경찰청장은 모강인 청장이다.
하지만 후임 경찰총수는 이변이 없으면 이강덕 서울경찰청장과 김기용 경찰청 차장, 강경량 경찰대학장의 3인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해양경찰청장인 모강인 청장도 고려 대상은 될 수 있다. 2009년 강희락 해양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수평이동한 전례가 있어 모 청장도 경찰의 총수가 될 자격은 있다.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은 경북 영일 출신으로 대구달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대학 1기로 85년 졸업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성골'로 불리는 영일·포항 출신이다.
이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경북지방경찰청 차장을 거쳐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대통령실 치안비서관으로 재직하며 2009년까지 1년여간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후 부산지방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내며 '승진가도'를 달렸다.
최근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시절 서울경찰청 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 사찰 등 여파로 서울경찰청이 부담을 안고 있지만, 치안정감 가운데 경찰청장 1순위로 꼽히는 만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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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은 수원 살인사건의 관할 지방청장으로 조현오 경찰청장이 사퇴하는 마당에 동반 사퇴를 결정한 만큼 후임 경찰의 수장에서는 배제된 상황이다.
◇후임 청장 자리잡으려면 시간 걸릴 듯
후임 경찰청장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적어도 2달 가량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조 청장이 수원 살인사건을 마무리한 뒤 신임 경찰청장에 대한 정부의 제청이 이뤄지고, 국회 청문회 등을 고려하면 18대 국회가 끝나는 6월말 안에 청장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법 11조에 따르면 경찰청장(치안총감)은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행정안전부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여기에 국회 인사청문도 거쳐야 한다.
새로운 경찰청장이 국회 청문 절차를 거쳐 총수에 오른다 해도 '임기'는 그다지 길지 않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는 사정기관의 속성상 올해 말 대선이 끝나면 새 정권이 '입맛'에 맞는 경찰청장을 선임하려 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빨라도 5월에 신임 청장이 취임식을 가지더라도, 새 정권이 본격 출범하는 2013년 2월이면 또다시 바뀔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