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생태', 방사능 논란에도 원산지 표시 안해

'일본산 생태', 방사능 논란에도 원산지 표시 안해

이슈팀 김민우 기자
2013.07.31 16:02

[日방사능 유출] 원산지 표시법 개정 시행 불구 대부분 식당 안 지켜

중구의 한 생태찌개 전문점. 생태 원산지를 러시아와 일본 두 가지로 병기해놨다. / 사진 = 머니투데이
중구의 한 생태찌개 전문점. 생태 원산지를 러시아와 일본 두 가지로 병기해놨다. / 사진 = 머니투데이

"우리는 바뀐 것도 몰랐지. 알았으면 했을텐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최근 명태, 고등어 등에 대한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가 강화됐음에도 대부분의 식당과 소비자들은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난 28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수산물 원산지 표시 대상 품목은 기존 6개(넙치,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에서 명태(황태, 북어 등 완전 건조품 제외), 고등어, 갈치가 추가돼 총 9개로 늘어났다. 명태와 고등어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량이 많은 대표적인 수산물이다.

그러나 머니투데이가 서울시 중구 무교동과 북창동 일대의 식당 10여곳을 직접 확인한 결과, 새로 개정된 원산지 표기법 시행령을 제대로 준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부분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원산지 표시법 시행령이 바뀌어 이미 시행된 것을 알고 있는 곳도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중구 북창동에 위치한 A고등어구이 업주 임모(64)씨는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줄도 몰랐다"며 "우리 집 고등어는 다 국내산 쓰는데 뭐 문제 되겠냐"고 말했다.

북창동에 소재 B생선구이 업주는 "얼마 전 뉴스에서 봐서 알고 있다"며 "메뉴판을 새로 주문해 며칠 뒤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산지를 표시한 곳도 있었지만 이 역시 잘못된 방법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하나의 메뉴에 2개의 원산지를 병기해서 쓰거나 원산지 표시 글자가 너무 작아 보이지 않았다.

C생태찌개 전문점은 생태 원산지에 일본과 러시아 두 가지를 병기하고 있었다.

업주에게 정확한 원산지를 묻자 "일본산 쓰는 날도 있고 러시아산 쓰는 날도 있다"면서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강모(22)씨는 "일본산인 줄 몰랐다. 알았으면 안 먹었을 것"이라 말했다. 강씨와 함께 식사를 한 오모(30)씨도 "일본산도 함께 쓰여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 먹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글자 크기는 음식명, 가격크기와 동일하게 또는 더 크게 표시해야 하고 △표시 위치는 음식명, 가격 바로 옆 또는 밑이어야 하며 △혼합표시는 섞음 비율이 높은 순으로 표시해야 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보도자료도 배포하고 지자체에도 협조를 요청해 지속적으로 홍보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전 음식점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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