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재앙'에도 원전 재가동한 日···대체 왜?

'방사능 재앙'에도 원전 재가동한 日···대체 왜?

하세린 기자
2013.08.01 07:46

[日방사능 유출] 아베 총리, 경제살리기 포석···석유·가스 수입 줄여 무역수지 개선 목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원전 재가동, 해외 원전 수출을 목표로 원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원전 재가동, 해외 원전 수출을 목표로 원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방사능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까지도 이로 인한 사망자와 백혈병 환자가 나오고 있다. '방사능 고등어' 뿐 아니라 '악마의 열매'로 불리는 방사능 노출에 따른 기형적 식물에 대한 괴소문까지 무성하다.

대지진 이후 운영이 중단된 원전에서 7월에만 방사능 수증기가 3차례나 새어나왔다. 시간당 2100밀리시버트(mSv) 이상의 초고농도 방사능 수증기다. 성인이 1년 동안 접촉해도 이상없는 방사능 수치인 1mSv보다 2000배 이상 높은 농도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서 1리터당 23억5000만베크렐(Bq·방사선량 단위)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2011년 원전 사고 당시 검출량 18억베크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런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유출됐다.

그런데도 일본은 다시 원전을 가동하려 하고 있다. 그 배경은 뭘까?

◇日 내각의 정치적 꼼수?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됐다고 처음 인정한 것은 지난 22일. 이전까지는 오염된 지하수가 콘크리트 기초와 철판으로 둘러싸인 용기에 담겨있었다며 유출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음에도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꿨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바로 다음날이다. 미리 발표할 경우 원전 재가동에 찬성하는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선거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발표 시점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본 내 원전 재가동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여전히 원전 재가동에 찬성하고 있다. 아베는 왜 여론에 맞서면서까지 원전 재가동을 지지할까?

◇원전 재가동, 경제살리기 포석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 점검을 이유로 원전 50여기의 가동을 모두 중단했으나 올해 여름철 전력수요에 대비해 오이 원전 2기를 시험가동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살리기'다. 일본 내 원전 재가동을 통해 전력 수급난을 해결하고, 원전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원전 가동 중지로 늘어난 석유, 가스 등 화석에너지 수입량을 줄여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은지 전문연구원은 "아베 총리는 원전 재가동을 통해 일본내 원전이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다시 구축해 이를 토대로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일본이 에너지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했던 원전을 사고 이후 가동하지 못하면서 화석연료 수입이 늘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적자가 늘고 있는 것도 일본 경제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 원전을 폐기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는 점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2012년말 기준으로 원전 해체비용 충당금을 1호기당 6033억원으로 산정했다. 원전 1기를 건설하는데 최대 3조원이 드는 것을 고려하면 원전을 해체하는 데에도 건설비의 5분의 1이 드는 셈이다.

◇日 야당, 아베에 "죽음의 상인" 비판

일본 공산당의 이치다 다다요시 서기국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아직 수습되지 않고 통제 불능의 상태에 있는데 해외에 원전을 판다는 것은 죽음의 상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후쿠시마 미즈오 사민당 당수는 "많은 이재민과 피난민을 낳은 원전 사고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며 "(아베 총리는) 죽음의 상인으로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