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피고인 유우성씨(34)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자료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유씨 측 변호인에 따르면 주한 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은 지난 13일 항소심 재판부에 사실조회 신청 답변서를 보내 "검찰 측이 제출한 유씨의 '화룡시 공안국의 출입경기록 조회결과' 등 3건의 문서는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변호인단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기록과 정황설명서는 합법적인 서류로 드러났다.
앞서 재판부는 검찰 측의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 영사관에 사실조회 신청을 보냈다.
중국 대사관 측은 이에 대한 답변에서 문서가 위조됐다고 밝히며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 혐의를 받게 된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범죄 피의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규명하고자 하니, 위조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것은 국가정보원과 검찰이다. 이 일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정원과 검찰은 공신력에 치명상을 입게 될 전망이다. 고의로 공문서를 위조했거나 공문서가 위조된 것을 알고도 법정에 냈을 경우 두 기관은 존립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처음 검찰 증거 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측은 "수사기관에서 누가 위조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검사가 무리해서 기록을 만들어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까지 개입됐다면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세 기록 유씨의 출입경기록 정황설명서는 외교부로부터, 나머지 2개 서류는 국정원으로부터 받았다"며 "중국대사관이 어떤 근거로 위조라고 했는지는 밝히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위 문서들의 출처 및 발행경위를 확인하고 있으며 진상 확인하는 대로 이를 공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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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재판부도 "영사관에서 보낸 팩스가 법원에 도착한 것은 맞으나 아직 정식으로 증거조사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검찰은 유씨의 밀입북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중국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했다는 출입국 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27일 북한으로 갔다가 그해 6월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유씨가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북한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씨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5월23일 북한에 갔다가 27일 다시 중국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유씨는 재북화교로 2004년 탈북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해 2월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과 여권법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정확한 진실과 만들어진 사실을 꼭 규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