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동생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형이 "스스로 다쳤다"며 범행을 숨겨주려 했으나 결국 유죄 판결을 막지는 못했다. 다만 형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려돼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지난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고법판사 민달기·김종우·박정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하고 범행에 쓰인 흉기도 몰수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자택에서 형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폭행당하자 "죽여버리겠다"며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형을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형은 사건 직후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스스로 다쳤다"고 진술하며 A씨 범행을 숨기려 했다. 범행에 쓰인 흉기를 감추려 했고, 경찰 조사에서도 자신이 A씨를 폭행한 경위는 상세히 설명하면서도 A씨에게 흉기에 찔린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형은 A씨가 자신을 살해하려 한 것은 아니라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형에 대한 분노가 차오른 상태에서 폭행까지 당하자 격분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범행했다"며 "형이 사망할 가능성이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를 감싼 형의 진술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가족 관계인 만큼 유리한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있다"며 "진술 내용에도 모순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형의 치료비를 부담하며 화해한 점, 피해자인 형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