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려주세요!"
2024년 7월12일. 4살 아이 절규가 30분 가까이 경기 양주시 한 태권도장 안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30대 관장은 이를 무시하고 돌돌 말린 매트 안에 아이를 거꾸로 가둔 채 자리를 떠났다. 결국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은 아이는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건 당일 저녁 피해 아동 최모군(당시 4세)은 태권도 수업을 마친 뒤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관장 A씨(당시 39세)가 최군에게 다가가 운동을 제안했다. 이에 최군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A씨는 이를 무시한 채 최군을 끌고 수련장으로 향했다.
이후 A씨는 돌돌 말아 세워둔 높이 124㎝의 매트 안에 키 101㎝인 최군을 거꾸로 집어넣었다. 최군이 버티자 엉덩이를 손으로 내리쳐 더 깊숙이 밀어 넣기도 했다.
그 뒤 A씨는 최군을 그대로 둔 채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비웠다. 자신의 키보다 높은 매트 안에 거꾸로 갇힌 최군은 발버둥 치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사범이 최군을 꺼내도 되냐고 묻자 A씨는 손짓으로 '안 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최군은 거꾸로 방치된 지 약 27분이 지나서야 매트 밖으로 꺼내졌다. 하지만 이미 산소 부족으로 청색증 증세가 나타났고 맥박도 제대로 뛰지 않는 상태였다. A씨는 최군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했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하자 건물 아래층 이비인후과 의원으로 데려갔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최군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사이 A씨는 태권도장으로 올라가 내부 CC(폐쇄회로)TV 영상을 삭제했다. A씨는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사건 당일 긴급 체포됐다.
뇌사 상태에 빠진 최군은 같은 달 23일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장난이었다"고 진술했다. CCTV 영상 삭제 이유에 대해서는 "무서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CCTV 포렌식을 통해 A씨가 사건 직전까지 약 두 달간 140차례 이상 최군을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A씨가 가만히 있는 최군 머리를 강하게 때리거나 뒤로 밀릴 정도로 얼굴을 세게 미는 모습이 담겼다.
그럼에도 A씨는 "학대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는 "최군은 가장 예뻐하던 아이였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오열했다. A씨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정에서도 살해 고의성을 부인했다.
이후 재판에서는 최군 사건과 함께 다른 피해 아동 26명에 대한 상습아동학대 혐의도 병합 심리됐다. A씨는 "훈육이자 장난이었다"며 "행동이 다소 과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고의성과 상습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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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반성문에서도 피해 아동들에 대한 사과보다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는 내용을 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족의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문제삼으며 "사망과 학대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돌렸다.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아이를 집어 던지는 등 장난감처럼 다루고 존재 가치가 없는 것처럼 취급했다"고 질타했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하고도 약 27분간 방치했다. 다른 피해 아동들에 대한 학대도 장난으로 치부하는 등 죄의식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피해 아동이 의식 없는 상태에도 혼자 태권도장으로 올라가 CCTV 영상을 삭제하고 다른 사범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등 증거 인멸까지 시도했다"고 판시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10년 넘게 아동 신체와 운동을 지도한 전문가였던 만큼 피해 아동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살해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이어 "최후진술에서도 자신의 가족과 책임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을 뿐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유족 고통을 이해하려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징역 30년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