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증거 조작 확인"…中대사관 사실조회 원본 공개

민변 "증거 조작 확인"…中대사관 사실조회 원본 공개

류지민 기자
2014.02.18 16:26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18일 민변이 공개한 중국 대사관의 사실조회 회신 원본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18일 민변이 공개한 중국 대사관의 사실조회 회신 원본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증거 조작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중국 정부의 사실조회 회신 원본을 공개했다.

민변은 18일 보도 자료를 통해 "중화인민공화국 주대한민국대사관 영사부 사실조회 회신 원본이 17일 서울고등법원에 우편 도달했다"며 열람·등사본을 공개했다.

이날 민변이 공개한 문서는 지난 13일 알려진 대로 검찰 측 증거가 조작된 것임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대사관 측은 "검찰 측이 제출한 유씨의 '화룡시 공안국의 출입경기록 조회결과' 등 3건의 문서는 모두 위조된 것"이라며 "변호인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기록과 정황설명서는 합법적인 정식 서류"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 혐의를 받게 된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어 "범죄 피의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규명하고자 하니 위조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사실조회 회신에는 이 같은 내용의 중국어 원본 1장과 한글 번역문 1장이 포함돼 있었고, 중국어 원본에는 중국 대사관 직인이 찍혀 있었다. 문서가 담긴 봉투에는 발신인 란에 '중국인민공화국 주대한민국 대사관 영사부', 수신인 란에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가 각각 한자와 한글로 기재돼 있다.

민변 측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핵심 증거가 명백히 위조됐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검찰과 국정원은 더 이상 이 사실을 부인하며 여론을 호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유씨의 밀입북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중국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했다는 출입국 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27일 북한으로 갔다가 그해 6월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유씨가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북한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씨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5월23일 북한에 갔다가 27일 다시 중국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민변 측은 검찰 측의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 영사관에 사실조회 신청을 보냈다. 이번 중국 대사관 측의 사실조회 회신은 유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증거로 제출한 출입경 기록 등은 공식 외교라인을 통해 입수한 문서"라며 "중국 대사관이 위조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으므로 현 단계에서 위조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씨는 재북화교로 2004년 탈북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해 2월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과 여권법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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