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한달]

세월호 참사로 해양경찰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15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 등에 따르면 수사팀은 조만간 해경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해경이 사고 발생 직후 적절한 구조활동을 펼쳤는지 따져보겠다는 것. 해양안전을 책임지는 해경이 수사대상으로 전락한 셈이다.
◇'총체적 부실'로 점철된 초동대응=세월호 사고 수사 결과 해경의 부적절한 초동대처가 피해를 키운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다.
합수부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 오전 9시46분쯤 배는 61도까지 기울었다. 9시46분은 선장 이준석씨(69)를 비롯한 선박직 선원들이 배를 빠져나와 해경 경비정 123정에 몸을 실은 시간이다. 당시 배가 기울긴 했지만 이동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경이 사고 후 공개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해경 헬기 B511호는 9시30분 현장에 도착했고, 123정도 곧이어 도착했다. 그러나 해경은 현장에 도착해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선내에 진입하지 않은 채 배에서 빠져나온 선원들과 바다에 뛰어든 승객들만 구조했다.
사고 접수 때부터 해경의 대응은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최초 신고자인 안산 단원고 학생 최모군에게 배 이름 대신 "위도와 경도를 말하라"고 요구한 것.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 해경은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고, 최군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희생자 집계 혼선에 알고도 숨기기까지=해경은 탑승자와 희생자 인원을 집계하는 데서도 혼선을 거듭했고 오류를 몇 주에 걸쳐 은폐하기까지 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8일 구조자가 2명 줄고 사망자가 2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대책본부는 구조자 명단에서 각각 중복, 오인 집계된 1명씩 총 2명을 발견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앞서 수습된 신원미상의 시신 2구가 승선객 명단에 없던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희생자가 2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당초 지난달 21일과 23일 구조자 명단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지만 이를 숨겼다. 뒤늦게 탑승객 수에는 변동이 없자 '변명'과 함께 정보를 공개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보름 이상 잘못된 집계를 믿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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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대상 오르고도 정신 못 차린 해경=부적절한 초동대처에 미숙한 사고 수습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해경은 결국 합수부 수사선상에 올랐다.
합수부는 지난달 28일 목포해경 상황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합수부는 이날 사고 당시 교신 기록이 담긴 보고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해경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검찰은 해경이 사고 해역에서 수색·구조 활동을 주도하고 있고 합수부의 수사 파트너인 점을 고려해 수사대상에서 해경을 후순위로 미뤘었다. 그러나 사건 초기부터 해경에 대한 수사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경 간부급 인사는 쉬는 동안 골프를 즐긴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박모 제주해경 한공단장은 세월호 참사로 공무원에 대한 골프·음주 자제령이 내려졌음에도 자신이 비번인 날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지난 7일 직위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