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출유류 피해볼까 '전전긍긍'… 방문객 절반 줄어

"국민들 중에 눈물 안 흘린 사람이 있겄소? 내 자식같은 놈들이 저 차가운 바다에 죽었는데…그러니 우리가 힘들어도 힘들다 말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거잖소."
세월호 참사 38일째를 맞은 23일 오후 1시. 조도(창유항)로 가는 임시 행정선에서 만난 조도주민 이원홍씨(67)는 답답한 듯 한숨만 내쉬었다. 해양수산부에서 임시로 마련한 행정선에서 만난 10여명의 조도주민들에게 어려운 점에 대해 묻자 주민들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수색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진도 인근 도서지역의 주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힘들다는 말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이씨(61)는 "우리 애들이 저렇게 많이 목숨을 잃었는데 우리 불편한 게 뭐 그리 대수겠냐"면서도 "기름이 흘러들면 앞으로 2~3년은 타격이 있을 텐데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조도 주민 1780세대 가운데 양식업 등 어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1746세대. 주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유류피해였다.
조도 인근에서 톳 양식장을 운영 중인 이씨(68)는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기름이 흘러들어 톳에 묻을까 걱정"이라며 "며칠 전에도 일본에서 사람이 와서 양식장을 보고 갔는데 일본사람들이 안 가져간다 할까봐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창유항에 도착해 배에서 내리니 탁 트인 바다와 함께 횟집, 민박, 식당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손님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세월호 사고이후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진도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진도군 주요 관광지 방문객수는 1만6390명, 올해 같은 기간동안의 방문객수는 약 8881명으로 줄었다. 이는 입장권 등을 통해 집계가능한 곳을 집계한 수치일 뿐 실질적인 방문객 수는 훨씬 더 줄었다는 것이 진도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고해역 인근에 위치한 조도주민이 체감하는 바는 집계된 숫자보다 훨씬 컸다. 조도 인근 라베도에 거주하는 윤성죽씨(61)는 "'진도가서 배타면 물살 때문에 위험하다'며 우리 손주 녀석도 안 온다고 하는 판국"이라며 "조도에 외지사람 발길이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사고로 팽목항 사용이 불가능해진 점도 조도 주민의 불편함을 키웠다. 실종자 가족들이 팽목항에 머물면서 조도와 팽목을 오가던 뱃길은 서망항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팽목항은 물때와 상관없이 접안이 가능해 주기적인 배편을 운항할 수 있지만 서망항은 물때마다 시간이 달라지는 탓에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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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노인회 회장을 지냈던 강정문씨는 "하루에 세 번 있는 배편인데 그마저도 시간이 매번 달라져 노인들은 뭍에 나갈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망항에서는 화물선 접안이 불가능해 화물선은 쉬미항에서만 운항중이다. 팽목에서 조도까지는 30분 거리지만 쉬미항까지는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그마저도 조도까지밖에 운항하지 않는 탓에 조도를 제외한 인근의 라베, 관사, 소마, 대마도 등의 섬에는 차량 및 화물 운반이 불가능했다.
라베도 주민 윤씨는 "화물선이 원활하게 운항되지 못하다보니 조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도 모두 중단돼 손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실종자 가족들이 지금 얼마나 가슴 아프겠냐"며 "우리 주민들 모두 한마음으로 구조작업에 동참했지만 앞으로의 살길이 막막한 것이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섬 주민 대표 2명은 지난 22일 오후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과 만나 주민들의 생계를 위해 팽목항을 개방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대표들은 가족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