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병언 발견 하고도 부실한 초동수사 '논란'(종합)

경찰, 유병언 발견 하고도 부실한 초동수사 '논란'(종합)

뉴스1 제공
2014.07.22 17:05

수사미흡, 전남순천서장·형사과장 직위해제</br>

=수사미흡, 전남순천서장·형사과장 직위해제

경찰이 지난 6월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맞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변사체 발견 당시 유류품 등을 통해 유 전회장으로 특정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 변사자 처리했고, 40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신원을 확인하는 한심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날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12일 오전 9시6분쯤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에 위치한 박모씨 소유의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해당 시신의 DNA와 유 전회장의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시신의 오른쪽 검지손가락의 지문도 유 전회장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5월25일 유 전회장이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 주변에 연인원 8116명을 동원, 검문 검색과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이번에 유 전회장이 발견된 매실밭에서 유 전회장을 찾아내지 못했다.

또 이번에는 변사체가 송치재 별장에서 불과 2~3㎞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음에도 유 전회장일 가능성을 배제한 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즉 경찰은 왼손 두 번째 손가락이 절단된 것으로 알려진 유 전회장의 신체적 특징을 바탕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계열사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스쿠알렌 병과 유 전회장이 쓴 책 제목과 같은 '꿈같은 사랑'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가방 등 유 전회장과 연관성이 있는 유류품도 쉽게 간과했다.

시신 부패와 함께 더렵혀졌지만 유 전회장이 입고 있었던 겨울 점퍼와 신발 역시 고가로 나타났다. 경찰이 유류품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했다면 변사체의 신원 확인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더욱이 경찰이 이같은 특장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단순 변사로 검찰에 보고했고, 검찰 역시 부검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유 전회장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떠올리지 못했다.

경찰의 초동수사가 미흡했기에 결국 검찰도 별다른 의심 없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지문확인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경찰이 변사체 발견 다음날 지문채취를 시도한 것은 바로 왼손이었다. 경찰은 왼손의 손가락 지문 채취를 2차례나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경찰은 21일 경찰청이 변사체와 유 전회장의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를 해주자 서둘러 오른손 집게손가락에서 지문의 융선을 복원, 신원 확인에 성공했다.

경찰은 지문 확인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심하게 부패해 변사자 지문을 채취하기 곤란했으나 냉동실 안치 후 열 가열법을 이용해 3차례에 걸쳐 지문 채취를 시도, 변사자 오른쪽 집게손가락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씨의 지문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했다.

의지가 있었다면 이 역시 신속한 신원확인이 가능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지문채취에 들어간 인원의 근무 경력에 차이가 있어 실력 차이가 났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를 통보받고서야 뒤늦게 변사체가 유 전회장일 수 있다는 정황증거 등을 확인했다며 부실했던 초동 대처를 시인했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결국 변사체의 유류품이 고가품이라는 점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초동수사가 허술했다"고 했다.

앞서 '유 전회장의 관내 행적을 놓친 지휘관에게는 훗날 지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이성한 경찰청장은 "유류품 등을 가지고 유 전회장과 연관성을 생각하지 못한 미스(실수)가 있었다"며 순천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직위해제 조치했다.

또 과학수사팀장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해서도 감찰을 진행, 결과에 따라 상응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계획임을 전했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2차 부검이 끝나면 정확한 사인과 타살 여부 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변사체 발견 장소 부근에서의 변사자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사망과정에서 타인의 물리력 등이 개입한 흔적이 있었는지 여부등을 철저히 확인 하는 등 면밀한 검증과 도피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황증거, 관련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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