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쫓은 검·경' 공조부터 수사까지 총체적 부실

'유령 쫓은 검·경' 공조부터 수사까지 총체적 부실

신희은 기자
2014.07.24 17:04

6월말 조력자 진술로 돈가방 확보 후 경찰에 안 알려

수사당국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시신이 발견되고 40일 만에 신원을 확인한 가운데 검찰과 경찰의 '부실공조'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검찰이 유 전 회장이 머물던 별장을 급습했다 놓친 '비밀방'의 존재는 물론 돈가방을 압수한 사실도 전혀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3일 사라진 '20억 돈가방'의 행방에 대한 수사상황을 검찰에 요청했다. 지난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순천의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이틀 후의 상황이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도피 중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돈가방이 보이지 않자 타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망원인 등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을 밝혔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미 유 전 회장이 머물렀던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숲속의 추억' 별장 내 3평 규모의 비밀공간에서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 달러가 들어있는 돈가방 2개를 확보한 상태였다.

하루 전인 26일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신모씨가 "검찰 수사관 등 검거팀이 별장을 급습했을 당시 유 전 회장은 수색이 끝날 때까지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에 숨어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직후였다.

유 전 회장이 검찰 급습 당시 비밀공간에 숨어 있다 빠져나갔고, 이후 같은 공간에서 돈가방이 그대로 있었다는 것은 그가 차량을 이용한 '호화도피'가 아닌 '야산 도주'를 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같은 정보가 경찰에 제대로 공유됐더라면 차량 탐문검색 등이 아니라 야산 등지로 수색을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유 전 회장의 사망을 확인 발표한 지난 22일 경찰청 정례간담회에서 "(시신이 발견된 곳은) 수색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은신 용의처 위주로 수색을 하다 보니 구원파 시설, 폐가 등을 위주로 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그동안 유 전 회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핵심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 어느 때보다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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