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떠도는 의혹 보도로 원고와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장준현)의 심리로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씨(59)와 주간지 시사저널 측 변호인들은 시사저널의 기사를 둘러싸고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정씨는 시사저널이 근거없는 의혹과 터무니없는 억측을 지속적으로 보도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딸이 아시안게임 승마대표로 특혜 선발된 의혹이 있다는 악의적인 보도로 가족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시사저널 측은 "정씨는 2007년 이후 정치권에서 떨어져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하지만 공적인 존재임이 자명하다"며 "기사 역시 공적 관심사인 정치권 의혹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지 그것을 단순히 사실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지만씨를 미행했다는 내용의 기사는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작성했기 때문에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씨 측은 "정씨가 공인이라는 건 피고인 언론이 만든 것이지 정씨는 사인에 불과하다"며 "실체가 없는 의혹을 보도했다는 건 피고 스스로 잘못된 기사임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받아쳤다.
또 "전체 기사 중 90%를 의혹 제기에 할애하고 정씨의 해명은 맨 마지막에 넣었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시사저널 측 역시 "정씨의 딸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해 가정이 파탄났다고 주장하지만 기사가 나간 건 4월이고 정씨의 처가 이혼 조정을 신청한 건 3월이라 기사와 무관하다"고 설전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기사 내용의 진위를 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사저널 측에 취재 경위와 근거자료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기일은 법원 휴정기를 고려해 내년 1월14일 오전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시사저널은 '박 회장이 작년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으며, 미행을 사주한 이는 정윤회씨'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해 정씨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정씨는 박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불렸고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도 총재 비서실장을 맡았다.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였지만 지난 5월 합의 이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