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집서 3세유아 감금 "몸 굳고 3일 내내 발작…"

서울 어린이집서 3세유아 감금 "몸 굳고 3일 내내 발작…"

김유진 기자
2015.01.16 17:42

"아기가 자다가 밤중에 몸이 굳더니 안 펴지는 거에요. 소리도 지르고 경기하고…. '나빠' 혹은 '무서워'라는 잠꼬대를 하고. 그렇게 3일 내내 발작을 하더라고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지난해 10월6일 27개월 된 A군(3)이 화장실에 감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이에 비해 말을 잘 했던 A군이 흐느끼며 엄마에게 '화장실에서 혼났고 선생님이 문을 쾅 닫았다. 혼자 있어서 너무 무서웠고 나가기 위해 울음을 그쳤다'고 감금 사실을 알렸다. 그날부터 3일간 아기는 발작을 하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3세 아기의 증언만 가지고는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힘들 거라는 생각에 아기 엄마 김모씨는 해당 어린이집을 찾아가 CCTV(폐쇄회로TV)를 보여달라고 정중히 요구했다. 그런데 원장 이모씨는 "아기가 울어서 씻기려고 데려가 수건까지 대 줬고 감금한 적 없다"며 발뺌을 했다. CCTV도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뒤 아기의 상태에 화가 난 김씨가 어린이집을 다시 찾아가자, 원장 이모씨는 돌연 김씨 앞에 무릎을 꿇더니 혐의를 시인하기 시작했다. "아기 말이 다 맞아요. 신고하시면 어린이집 문 닫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고요." 원장의 말에 화가 난 김씨는 당장 CCTV를 확인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원장 이씨는 CCTV를 보여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씨가 스스로 어린이집 내 CCTV 위치를 확인하려 하자 원장 이씨와 아기를 감금한 교사 이모씨는 갑자기 김씨를 몸으로 막아섰다. 원장은 김씨와 함께 작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김씨의 휴대폰을 뺏기 위해 실랑이를 벌였다.

김씨가 본인의 아들처럼 감금당해 창문 밖으로 '살려달라'고 외치자 원장은 창문을 닫아버렸다. 그 사이 아이가 '그 선생님이 가뒀다'고 말했던 교사 이씨는 CCTV선을 다 잘라 떼어낸 뒤 부숴서 본인의 자가용에 던져 넣었다.

김씨가 2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겨우 휴대폰을 되찾아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이씨의 자가용에서 훼손된 CCTV를 수거해 영상을 복원했고, 아기가 10분간 감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조사결과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이씨는 친자매 관계였다.

경찰이 차에서 꺼낸 훼손된 CCTV 기기는 발로 밟았는지, 아니면 바닥에 던졌는지 처참하게 부숴져 있었다. 이에 경찰은 바로 원장과 교사를 노원경찰서로 연행한 뒤 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CCTV의 복원이 쉽지 않아 경찰이 접수한 뒤 복원하는데만 1개월이 넘게 걸렸다.

경찰에 가 CCTV 영상을 확인한 김씨는 "아기가 선생님 손에 의해 작은 화장실에 감금된 뒤 10 여분을 울고 있더라"며 "그 감금된 시간 중간에 다른 선생님 윤모씨가 와서 아기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그냥 나가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 CCTV의 사각지대로 가려져 아기가 안 찍힌 시간이 있는데, 맞았다는 아기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때 맞은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직 CCTV 영상 전부가 복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건을 알게 된 뒤 해당 어린이집에 아기를 보낸 학부모들은 경찰에 ‘전부 복원해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 뿐만 아니라 피해아동이 더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이게 저희 아기의 문제만이 아닌 것 같다"며 "다른 아기들도 행동에서 정황증거가 나와서 3세반 학부모 5명이 어린이집에서 아기들을 일괄 퇴원시켰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아기들을 퇴원시킨 학부모들이 있는 반면, 일부 원장과 친한 어린이집 학부모는 ‘우리 아기는 아무 일이 없었고 원장은 괜찮은 사람이다’라며 원장을 감싸는 서명운동을 받으러 다니면서 김씨의 고통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아기 엄마 김씨는 "감금사건 이후 아기를 데리고 상담 전문가에 데려갔더니 '아이가 감금된 부분에 대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소견서가 나왔다"며 "현재 사비로 아기를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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