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지주사 물결…보완사항 없나

가속화되는 지주사 물결…보완사항 없나

황국상 기자
2016.01.21 08:30

[the L리포트]['16 지배구조개편 본격화]① 8년새 지주사 4.3배↑…"대주주견제 미흡" 지적도

지난해 8월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지난해 8월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2014년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의 상장과 2015년 삼성물산, 제일모직의 합병 등 대형 이벤트가 잇따르며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그룹 지주사의 출범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전히 중간금융지주사법 등의 난관이 남아있지만 3세 승계구도를 완성하고 당국의 순환출자 해소방침에 부응하기 위한 가장 경제적 수단이 바로 지주사 체제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이노션 상장을 비롯해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 현대엠코 현대위스코 현대오토에버 합병 등을 거치며 3세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승계구도를 전망할 때에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3사의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구도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형제의 난'으로 시끌법석했던 롯데그룹이 내세우는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도 바로 지주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 분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신 회장 발표의 핵심에는 호텔롯데의 코스피 상장계획과 더불어 지주사로의 체제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투명화 계획이 있었다.

◇ 지주사 규모 5배 증가…지주사 수도 27개서 117개로 급증

지주사 전환은 어느덧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 따르면 2006년 8월말 기준으로 27개에 불과하던 지주사(금융지주 제외)는 2014년 9월말 117개로 4.3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주사에 속한 자회사, 손자회사의 합계는 2006년 258개에서 2014년 1224개로 증가했다. 지주사에 속한 기업집단의 자산규모 합계도 같은 기간 16조4143억원에서 105조1815억원으로 6.4배 규모로 늘었다.

이처럼 지주사가 급증한 데에는 정부가 지주사 전환을 독려한 영향이 크다. 1986년만 해도 공정거래법 등은 대기업 지배주주로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우려해 지주사 전환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담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며 순환출자에 따른 복잡한 출자관계, 계열사간 지급보증 등으로 일부 계열사의 부실이 기업전반으로 확대된다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당국은 1999년 법령개정을 통해 지주사 제도를 허용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지주사가 도입되지 않았을 때도 복잡한 출자관계 등으로 대기업 집단의 소유지배구조의 투명도가 낮다는 문제가 심했다"며 "현실적으로 관리만 잘 하면 지주사 체제 허용을 통해 종전 대비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지주전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순환출자에 따른 연쇄부실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 외에도 지주사 체제는 그룹 전략본부 등을 통한 효율적 자원관리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해야 할 자회사나 손자회사 등을 손쉽게 매각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 잇딴 규제완화, 지주사 봇물의 원천…30년새 규제틀 전면개편

관련규제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기업의 지주체제 전환을 위해 당국이 기울인 노력을 알 수 있다. 1999년 지주사 체제가 허용됐을 때만 해도 지주사는 손자회사 보유가 원천적으로 금지됐으나 2005년부터는 사업관련성이 있을 경우 손자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고 현재는 증손자회사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돼 있다. 지주사가 자회사를 거느릴 때 필수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지분도 상장 자회사의 경우 30%에서 20%로,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 50%에서 40%로 각각 낮아졌다.

정부는 이외에도 지주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수입배당금을 과세소득에서 제외(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하는 등 세제혜택도 부여했다. 여러 과세혜택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주식 현물출자에 의한 지주사 설립에 대해서도 양도세나 법인세의 과세이연을 허용한 부분이다.

현재 관련법령에 따르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은 지주사 신설이나 기업의 물적분할, 인적분할 등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경우에서는 △기업이 인적분할을 실시한 후 △존속 지주사가 분할 신설회사의 지분을 현물출자받고 △지주사의 신주를 발행하는 형태의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활용된다. 지주사를 신설하거나 물적분할을 진행한 후 분할신설회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절차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2003년에 걸쳐 LG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이같은 방식이 활용됐다. 당시 LG화학은 화학계열 지주사인 LGCI와 LG화학, LG생활건강으로, LG전자는 전자계열 지주사인 LGEI와 LG전자로 각각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LGCI는 LG화학, LG생활건강 주주의 지분을 현물출자로 넘겨받은 후 그 대가로 LGCI 신주를 발행했다. LGEI 역시 LG전자 주주의 지분을 넘겨받고 LGEI 신주를 발행했다. 이후 LGCI와 LGEI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가 지금의 지주사인 LG이다.

이런 방식의 지주사 전환방식은 SK, CJ, 한진, 코오롱, 아모레퍼시픽 등 다수 그룹이 이미 활용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중간금융지주회사법 등이 통과될 경우 보다 많은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대주주로의 쏠림, 소액주주 보호 미흡" 비판도

하지만 지주사 체제가 여전히 흠결이 많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과도한 경제적 지배력의 집중을 제어하고자 당초 금지했던 제도였던 지주사 체제는 종전의 연쇄적이고도 복잡하게 얽히고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더엘(the L) 웹페이지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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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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