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성매매 리스트'로 풀어본 법적 쟁점

[법과시장]'성매매 리스트'로 풀어본 법적 쟁점

권재칠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
2016.02.01 04:20
법무법인 중원 권재칠 변호사
법무법인 중원 권재칠 변호사

연초부터 이른바 '강남 성매매 의심자 6만명 리스트'가 회자되고 있다. 사실 이전에도 외국업체인 애슐리 매디슨에 우리나라 공무원 수십명이 가입돼 있다는 '설(說)'이 있었는데 그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다시 성매매 관련자 명단이 나와 향후 그 처분에 관심이 집중된다.

장부를 경찰에 제공한 '라이언 앤 폭스'는 자신들의 장부가 강남의 대형 성매매 조직이 작성한 고객 명부로 6만6000명의 연락처, 차량번호, 직업, 특이사항 등을 담고 있고 특히 경찰관,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등으로 추정되는 인물 정보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성매매 장부로 지목된 6만6000명의 명단을 받아 든 경찰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서울경찰청장이 성매매 리스트 수사를 "한강에서 바늘찾기 하는 것 같다"고 언론에 토로했을 정도다. 전부 8권의 장부이고 그 글씨도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에 궁금한 것을 법적으로 풀어본다. 우선 성매매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교행위(또는 유사 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을 지칭한다.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법정형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어 형이 무겁게 정해져 있다. 또한 성을 사는 행위는 앞에서 말하는 성매매는 물론이고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접촉·노출행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어느 직장인이 우연히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16세 청소년이 자신의 성을 매수할 상대방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서 만날 장소, 대가, 연락방법을 합의 한 다음 약속장소로 오도록 하는 경우도 ‘아동·청소년에게 성을 팔도록 권유한 행위’에 해당해 처벌을 면할 수 없다.

이른바 '티켓다방'을 운영하는 업주가 종업원을 고용하면서 대여한 선불금의 경우 관련법에서 다음과 같이 어렵게 표현하고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사람 또는 성을 파는 행위를 할 사람을 고용한 사람이 그 행위와 관련하여 성을 파는 행위를 하였거나 할 사람에게 가지는 채권은 그 계약의 형식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무효로 한다.'

또한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했다고 인정되면 그 부동산이 몰수될 수도 있다. 이는 동업관계라고 해도 달리 보지 않는다. 동업자 중 1인이 하더라도 전체 부동산이 몰수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유흥주점의 유흥접객원과 영업상무 등에게 성매매 수당 내지 성매매 손님유치수당을 지급하면 그 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당은 성매매 및 그것을 유인하는 행위를 전제로 지급된 것으로서 그 비용의 지출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심히 반하므로 필요경비로 인정될 수 없다고 한다.

성매매 리스트의 성격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판례도 있다. 성매매업소에 고용된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영업에 참고하기 위해 성매매 상대방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및 성매매방법 등을 메모지에 적어두었다가 직접 메모리카드에 입력하거나 업주가 고용한 다른 여직원이 그 내용을 입력한 사안에서 위 메모리카드의 내용은 '영업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로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문서에 해당한다고 본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판례들에 비춰보면 성매매 리스트는 누가 언제 어떻게 작성한 것인지 먼저 밝혀지면 상업장부처럼 증거능력이 있는 문서가 되고 그에 따라 내용을 인정받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사람은 그 부동산을 몰수당할 위기에 처하고 성매매 업주는 종업원에게 지급한 선불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며 성매매를 한 사람은 징역, 벌금, 구류, 과료 중 하나의 형을 받게 될 것이다. 물론 이는 6만6000명이 성매매를 했다고 밝혀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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