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대법 "신체부위 직접 촬영하지 않았다면 처벌 불가"

다른 사람의 가슴 등 신체 주요 부위를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모니터에 나타난 다른 사람의 신체 주요 부위를 카메라로 촬영한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피해자 B씨와 화상채팅을 하게 됐다. 채팅을 하면서 B씨가 자신의 신체 주요 부위를 카메라에 비추자 그 영상이 A씨의 컴퓨터에 전송됐다. A씨는 그 영상을 다시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이러한 자신의 행위에 대해 A씨는 "신체 주요 부위가 나타난 화면을 찍은 것일 뿐, 직접 촬영한 것은 아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B씨의 신체 주요 부위가 나타난 컴퓨터 화면을 무단으로 촬영해 성폭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규정에서 처벌하는 행위에 대해 "모니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카메라 등을 이용해 직접 촬영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글자 그대로 해석했다. 또 "A씨가 촬영한 대상은 B씨의 신체 주요 부위가 담긴 영상일 뿐 B씨의 신체 그 자체는 아니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조문에 '다른 사람의 신체'를 찍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른 사람의 신체가 나타난 화면'으로 확장해서 해석할 순 없단 얘기다. 재판부는 A씨가 모니터를 촬영한 것이 B씨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해도 처벌할 순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상대방이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협박의 용도로 사용한다면 그 행위는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은 범죄와 형벌은 반드시 법률로 정해져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원칙 상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법조문을 해석할 때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서 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 판례는 이러한 형법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채팅을 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의 신체를 직접 보여준 경우 이를 자신의 의사와 다르게 상대방이 찍더라도 처벌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판결팁=다른 사람의 신체를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이 담긴 영상을 찍는 행위는 처벌받지 않는다. 다만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협박한다면 그 행위는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
◇ 관련 법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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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제1항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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