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리포트][강제추행]② 직장내 성희롱은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 포함…육체적 행위 당한 경우엔 강제추행이 유리

A씨는 최근 회사 회식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 술자리에서 술을 권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같이 건배를 해야 되는데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 상사가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친 것이다.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임수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에 성희롱 진정으로 접수된 건수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총 854건에 달했다. 2010년에는 105건이었지만 2014년에는 267건으로 2.5배나 증가했다.
'직장내 성희롱'…육체·언어·시각적 행위 포함
현재 우리나라에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법원, 국가인권위원회, 노동위원회 등으로 나눠져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규정하고 있는 법률도 다양해 한 마디로 성희롱의 내용이나 판단기준을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의 내용이다. 이들 법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 밖의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돼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이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한 대표적인 판례로는 B카드사 지점장이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8명의 여직원을 상대로 14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껴안는 등의 행위를 한 사건이 있다. 가해자였던 지점장은 자신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부당하다면서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징계해고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2007두22498 판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직장 내 성희롱의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라며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춰볼 때 객관적으로 일반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강제추행과 교집합 발생…피해자에게는 강제추행 유리
직장 내 성희롱의 정의에서 육체적 행위를 포함하기 때문에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신체 접촉)이면서 직장 내에서 발생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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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피해를 당하면 강제추행죄로 다투는 것이 유리하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한다.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쌓인 판례가 많아 상황을 판단하기 쉽고 나중에 민사소송도 가능하다. 재판을 통해 가해자에게 형벌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피해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직장상사나 업무 거래상 상하 관계 등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강제추행을 하는 경우엔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죄'도 경우에 따라 적용될 수 있다.
강제추행과 겹치지 않는 부분인 언어적·시각적 행위는 형법에선 처벌하는 규정이 없지만, 그 정도가 과도하면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등이 성립하는지 검토할 수 있다.
임효진 변호사는 "직장 내 성희롱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경우는 매우 많은데 직장 내에서 무슨 말을 하면서 어깨랑 팔뚝을 만졌다면 그것이 바로 강제추행"이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피해 발생 후 피해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바로 관련 회사 내 부서나 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피해 사실을 인정받기도 쉽다"고 덧붙였다. 바로 신고하지 않고 시간이 지난 후 신고 하면 '별일이 아니니까 가만히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단 얘기다.
김광삼 변호사(법무법인 더쌤)는 "목격자가 있으면 가장 좋지만 가해자로부터 사과 받은 내용이 있으면 확보하라"면서 "예컨대 가해자와 문자나 통화로 연락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사과를 했다면 이 내용을 증거로 수집해 제출하면 피해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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