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부모가 수상하다?…"112 신고하세요"

옆집 부모가 수상하다?…"112 신고하세요"

박보희 기자
2016.03.16 07:30

[the L리포트][아동학대 신고법]① 구체적 증거 있으면 강제 수사 가능…신고자 정보는 '비밀'

수년간의 학대 끝에 결국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은 원형이. 정부는 학대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찾아 보호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웃집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서로 관심을 갖지 않으면 또다른 피해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아동복지법 제26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아동학대를 알게 된 때에는 아동보호 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주변의 아동이 학대를 받는 것으로 의심이 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겨울에 여름옷 입고 서성"…아동학대입니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서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아동복지법 17조는 아동에게 해서는 안되는 행위로 신체적 학대행위 이외에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5호),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인 보호·양육·치료·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6호) 까지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기관, 타인이 아동을 학대한 것으로 의심이 되면 물론 부모 등 보호자가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나 보호자에 의해 행해지는 아동학대는 어떤 경우에 학대에 해당하는지 애매해 신고를 망설일 수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아동학대의 81.8%는 부모에 의해 일어났다. 대리양육자는 9.9%, 친인척은 5.6% 순이었다. 부모와 친인척, 보호자에 의한 학대가 97.3%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만큼, 부모라 하더라도 학대가 의심된다면 신고를 해야 극단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의 울음소리, 비명, 신음소리가 계속되는 경우 △아동의 상처에 대한 보호자의 설명이 모순되는 경우 △계절에 맞지 않거나 깨끗하지 않은 옷을 계속 입고 다니는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지각이나 결석이 잦은 경우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 아동학대를 의심할 수 있고, 주변에서 이같은 아동이 발견되면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때리거나 위협해 멍이 들고 몸이 다치는 등 신체적 손상을 입히는 모든 행위는 당연히 아동학대다. 또 아이를 때리지 않더라도 욕을 하거나 장시간 혼자 가둬두는 경우, 옷을 벗겨 내쫓는 경우, 밥을 주지 않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경우, 학교를 보내지 않고 예방접종을 제때 하지 않는 행위 모두 아동학대에 포함된다.

학대아동 발견했다면 이렇게…신고자 정보는 '비밀'

만약 주변에서 이런 아이가 발견됐다면 즉시 경찰이나 관할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신고해야 한다. '국번없이 112'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korea1391.org) 등에 신고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어플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스마트 국민제보 앱 '목격자를 찾습니다'에 아동학대 코너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신고를 하면, 신고 접수시 미리 지정된 경찰서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통보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16일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착한신고' 어플도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운영하는 이 어플에서는 아동학대의 징후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바로 신고도 할 수 있다.

신고를 할 때는 신고자의 이름과 연락처, 아동과 학대행위자의 인적정보, 아동이 위험에 처해있거나 학대를 받고 있다고 믿는 이유 등 가능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다 알지 못해도 신고를 할 수 있다.

신고를 하더라도 신고자의 인적사항은 공개되지 않는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0조는 신고인의 인적사항 또는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정해놨다. 만약 이를 공개하거나 보도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62조)

학대를 받는 아동을 발견했다면 관련 증거도 확보해 놓는 것이 좋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1조에 따라 신고를 받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직원은 바로 학대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또 이들은 현장에서 아동학대 행위자 등 관계인에 대해 조사를 하거나 질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현장에서 학대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없거나, 아동의 신체적 외상을 확인하지 못하면 이들로서도 강제적으로 수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 부모가 문제가 없다고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하면 더이상 조사를 진행하기 힘들다. 하지만 멍이나 상처 등 신체적 외상을 찍어논 사진 등이 있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집 밖에서 서성이는 사진 등이 있다면 아동학대 행위자로 의심되는 이의 방해에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출입조사권은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면 강제로 수사를 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면 위헌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더엘(the L) 웹페이지바로가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