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대 피해자를 발생시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는 영국 레킷벤키저 본사의 책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레킷벤키저 본사는 한국에서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이 출시된 이후인 2004년 제품안전보건자료(PSDS)를 만들어 보냈다. PSDS는 제품을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인데 이 안에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정보가 없다'고 기재돼 있었다. 안전성 여부에 대한 검증이 없었다는 사실을 본사 차원에서도 인지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검찰은 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레킷벤키저 본사의 호주 연구소 연구원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PSDS 작성에 관여한 인물이다.
검찰은 서울대 조모 교수가 2011년 11월 옥시 한국 법인 사무실에서 흡입독성 실험 결과를 중간발표할 당시 영국 본사 관계자가 참여한 사실도 확인했다. 조 교수의 발표 자료에 생식독성 결과가 포함돼 있었던 만큼 검찰은 영국 본사도 이때를 전후해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성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 시기 옥시에서 대응팀을 꾸렸으며 이 대응팀에 본사 직원이 포함돼 활동한 것 역시 파악한 상태다. 검찰은 일단 조 교수의 발표 당시 참석한 직원의 소환을 추진 중이다.
한편 검찰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모씨 등 4명을 오는 31일 기소한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에 포함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판매해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PHMG와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를 섞어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오씨도 마찬가지다.
신 전 대표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외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제대로 된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도 제품의 인체 무해성을 광고해 50억원대 이득을 본 것이 사기죄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