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규야!"
30일 오전 3시4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순천향대 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부부가 애타게 자녀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고 있었다.
한참을 울던 부부 앞에 20대 남성 A씨가 다가섰다. A씨는 부부가 찾던 아들의 친구였다. 부부는 "너 어디 있다 왔어? 학규(가명)는 어디 있어?"라며 따지듯 물었다.
"저도 모르겠어요." A씨는 고개를 떨궜다.
"학규 어디 있어? 여기 응급실에 있어?" 학규의 엄마가 재차 물었다. A씨는 장례식장을 가리키며 "저기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부부는 A씨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세 사람은 몇분간 그 자리에서 소리 내 흐느껴 울었다.
부부는 병원 관계자를 향해 아들이 이곳으로 왔는지 확인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신원 파악이 아직 안 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20분쯤 흐른 뒤 50대 여성 B씨도 "아들이 연락이 안 된다"며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찾아왔다. B씨는 사망자를 일단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했다는 뉴스를 보고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A씨는 "어제저녁 7시에 이태원에 있다고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다"며 "죽은 것 같다"고 오열했다.
A씨와 함께 온 남성은 얼마나 정신없이 달려왔는지 한쪽은 구두를 다른 한쪽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자녀, 친구를 찾는 발길은 날이 밝고 나서도 계속 이어졌다. 호주에서 온 나탄 타버니티 씨(24)는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순천향대 병원을 찾았다.
전날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눈앞에서 여자친구가 눈을 감는 것을 목격했다. 타버니티씨는 "그 이후 그녀가 어디로 이송됐는지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무작정 이곳을 찾아왔다"고 했다.
이석준씨(34) "친구의 마지막 휴대폰 신호가 잡힌 곳이 순천향대 병원이라고 확인되어 이곳에 왔다"며 "하지만 이곳에 없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사고 당시 사망자를 순천향대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안치실 부족 등의 이유로 수도권 인근 36개 병원으로 사망자를 재이송했다.
이 씨는 "빨리 콘트롤타워가 생겨서 실종자 확인이 바로 됐으면 좋겠다"며 "너무 중구난방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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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153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