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전 4시간 동안 '이태원 신고'만 93건..."감당 어려웠을듯"
자리 비웠던 상황실장...특감팀, 수사의뢰
이태원 일대를 관할하는 서울 용산경찰서가 핼러윈 이전 '112 신고 최소 2배 이상 증가'를 예상했지만 상황실 증원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내에서도 '인력부족' 때문에 참사 상황 파악이 늦어졌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머니투데이가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일 야간에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상황실) 근무자는 팀장 포함 4명이었다. 상황실은 112 신고를 받는 부서다.
4명은 용산경찰서 상황실의 평소 근무 규모다. 당일 증원은 없었다. 같은 날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이 핼러윈 데이를 맞아 치안 수요 증가를 예상해 상황실 근무자를 36명에서 49명으로 증원한 것과 비교된다.
참사 전 용산경찰서는 112 신고가 늘어날 것을 예상했었다. 핼러윈 전 작성된 용산경찰서 '2022 이태원 핼러윈데이 종합 치안 대책' 보고서 첫 페이지에는 2019년과 지난해 핼러윈 112 신고를 분석한 내용이 있다.
보고서에는 112상황실장 주재로 핼러윈 상황대응팀을 구성해 현장 상황관리와 인력 운영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핼러윈 기간 동안 신고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보고서에도 담겨있었다. 지난해 핼러윈 전 토요일 신고 건수(184건)은 10월 하루 평균 신고 건수(45건)의 4배 수준이다. 용산경찰서는 "(핼러윈 전) 토요일은 신고가 대폭 증가한다"며 "질서 회복과 시민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썼다.
하지만 상황실 증원은 없었다. 신고가 비교적 적은 평일 주간과 핼러윈 전 토요일 야간 상황실 근무 인원이 같았다. 신고는 용산경찰서 예상대로 증가했다. 참사 당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15분쯤 참사 전까지 이태원파출소에는 신고 93건이 접수됐다. 상황실에 접수된 신고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용산경찰서 상황실은 이태원파출소 말고도 지구대·파출소 5곳을 더 맡았다.
서울의 한 경찰서 112상황실장은 "신고 한 건 대응에 길게는 1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며 "근무자 4명이 신고 100건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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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경찰서 112 상황실장은 "신고에 대응하느라 현장 파악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사 전 용산경찰서 상황실에는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경찰은 이상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112상황실장은 상황실을 총지휘한다. 상황실이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특성상 야간, 주말에는 일선경찰서 경정급 경찰관들이 돌아가며 '상황관리관'이 돼 상황실장 역할을 맡는다. 핼러윈 참사 당일 상황관리관은 용산경찰서 전임 112상황실장 A 경정이었다. A 경정은 참사 후 대기발령 된 상태다.
참사 당시 A 경정은 상황실이 아니라 이태원 현장에 있었다. 용산경찰서가 핼러윈 전 작성한 '치안 계획'에는 "112상황실장이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고 돼 있다. 구체적으로 맡은 역할은 현장 상황 관리 등이었다.
실무적으로 A 경정은 '인력?행정지원' 업무도 맡았다. 불법촬영 예방 캠페인, 언론 취재 지원 등 업무를 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핼러윈 인파로 이태원파출소는 혼잡한 상황이었다. 파출소 내 주취자들도 있었고 밖에도 '유명인이 잡혀 온 것 아닌가' 촬영하는 핼러윈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알려졌다.
서울의 한 112상황실 근무자는 "A 경정 현장 배치는 결과적으로 패착이자 예방의 실패"라며 "사고를 대비해 상황실에서 전체적인 지휘·통제를 하면서 유관기관, 상부와 공조하는 역할을 맡겼어야 한다"고 밝혔다.
A 경정에게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부로 보고할 책임도 있다. 결과적으로 용산경찰서의 참사 보고도 늦어졌다. 용산경찰서 상황실은 밤 11시57분 사고 발생 후 1시간 45분쯤 지난 시점에 서울경찰청 상황실로 첫 상황 보고를 했다.
수사 의뢰특별감찰반은 전날(14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A 경정 수사를 의뢰했다. 특수본은 지난 주말 A 경정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상태다.
특수본 관계자는 "(자세한 혐의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상황실 증원이 없던 점 등) 그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