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관공서 등 실내에 배치된 AED(자동심장충격기)를 건물 외부에 배치하고, 24시간 운영하는 호텔 등에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설치된 AED 3만여대 중 절반가량이 관공서 등에 비치돼 야간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조치다.
【☞본지기사: [단독]자동심장충격기 절반은 관공서에…밤엔 이용 못한다】
16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제기된 낮은 AED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역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용역 연구를 통해 AED 의무 설치 대상과 규모, 방식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복지부는 먼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관공서 내부에 있는 AED를 외부에 설치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의무설치기관에 비치된 AED는 총 3만1375대다. 하지만 이 중 46.4%인 1만4579대가 학교, 보건소 등 오후 6시에 문을 닫는 공공기관이나 밤이 지나면 출입이 제한되는 건물 내부에 설치돼 있다. 사실상 AED 두 대 중 한 대는 야간에는 이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AED를 건물 외부에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AED를 실내에만 설치했던 것은 AED 흉부 부착 패드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패드가 경화돼 전기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온·항습기능이 있는 보관기로 교체를 검토 중이다.
항온항습기능이 담긴 보관함은 약 150만원에서 300만원이다. 보관함 설치비용이 높기 때문에 의무설치 대상에 대한 설치비 지원 등 예산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연구 용역에서 설치 장소와 필요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복지부는 또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호텔 등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 용역을 통해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 24시간 개방이 가능한 건물 등을 파악해 공고를 올리거나 지침에 따라 강제력을 발휘할지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관광지와 관광단지 등에도 AED 설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현행법은 국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항, 철도, 선박, 공동주택, 사업장 등에 자동심장충격기 등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응급 장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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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관광지 및 관광단지는 심폐소생을 위한 응급 장비의 필요성이 큼에도 설치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태원 역시 관광특구임에도 불구하고 이태원참사 현장 반경 500m 이내에 비치된 AED는 △이태원역 내부 △이태원 파출소 △이태원1동 주민센터에 1대씩 총 3개뿐 이었다. 이 가운데 주민센터 안에 있던 기계는 참사 당시 주민센터 문이 닫혀 사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누구에게 AED 설치 의무를 지울 것이냐는 큰 틀에서는 응급의료법령에서 정해야 한다"며 "세부적으로 이미 설치돼 있는 기기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외부로 옮길 때나 24시간 운영하는 곳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관리 지침이나 복지부 시행 규칙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각각 담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연구 용역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ED는 사고 현장에서 구급 대원이 도착하기 전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필수적인 장치다. 심정지 환자의 뇌에 혈류 공급을 재개·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복지부에 따르면 심정지 골든타임인 4~6분 이내 심폐소생술(CPR)과 AED를 사용하면 환자 생존율을 80%까지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