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합동분향소 운영…유가족·시민 추모행렬 이어져

"아빠 나 이거 하면 안 돼?"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7시50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합동분향소. 한 남자 아이가 검지 손가락으로 하얀 국화를 가르키며 이같이 말했다. 어른들 울음 소리를 뚫고 나온 천진난만한 목소리였다. 헌화를 마친 아버지는 한동안 두 아들을 바라보다 무릎을 꿇고 아이들을 끌어 안았다.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가 발생한 지 3일째인 31일 공항 1층에 유가족과 시민을 위한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유가족들은 사고 현장과 가까운 곳에 분향소를 마련해야 달라고 했다.
조문 공간은 가로 10m, 세로 7m 규모로 꾸려졌다. 원래 상점 등으로 쓰이는 공간인데 최근까지 공실로 남아 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17개 시도 및 66개 시·군·구에 합동분향소 88개소가 설치됐다.


이날 오후 7시 유가족 대표단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 조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참사 당일부터 공항 내 텐트에서 밤을 새우던 유가족들이 차례로 모였다.
한 중년 여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참을 울었다. 또 다른 유가족은 가족 위패 앞에서 통곡했다. 코와 입을 두 손으로 가렸지만 "미칠 것 같다"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한 중년 남성은 분향소에 들어서자마자 옆에 있던 남성을 부둥켜안았다. 희생자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저기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오후 9시쯤 한 중년 여성은 애타게 '엄마'를 찾았다. 그는 순간 균형을 잃었고 일행의 부축을 받으며 분향을 마쳤다. 분향소에 마련된 휴지 서너장을 뽑아 눈물을 닦았지만 눈물은 쉼 없이 흘러나왔다.

당초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후 2시쯤 열릴 예정이었지만 공간 조성 등이 지연되면서 오후 7시 운영을 시작했다. 예정된 시간에 분향소가 열리지 않아 발길을 돌린 시민도 여럿이었다.
목포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2)는 오후 1시30분쯤 국화꽃 세 송이를 들고 공항을 찾았다. 그는 "한 송이는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한 송이는 유가족을 위해, 또 다른 한 송이는 무안군민을 포함한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는 마음으로 가져왔다"며 "어떻게 추모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국화 세 송이를 샀다"고 밝혔다.
전남 여수시에서 온 전모씨(62)는 "지인이 희생자라 유가족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공항 내 분향소에 가고 싶었는데 열지 않아 조문을 못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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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지난 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항공기는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로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 당국은 승무원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은 사망자로 판명됐다. 숨진 승객 가운데 2명은 태국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