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 560억원대 손배소 승리 비결은[로펌톡톡]

소니코리아 560억원대 손배소 승리 비결은[로펌톡톡]

정진솔 기자, 이혜수 기자
2025.08.19 17:46
왼쪽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문성호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 김광준 포렌식 센터 센터장(변호사·23기), 원용기 전문위원 사진. /사진=김창현 기자
왼쪽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문성호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 김광준 포렌식 센터 센터장(변호사·23기), 원용기 전문위원 사진. /사진=김창현 기자

소니코리아가 5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이겼다. 소송이 제기된 지 3년여 만이다. 디지털영사기이용료(VPF) 정산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과 다툼이 있었는데 소니코리아 측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앞서 소니코리아는 디지털 영사 시스템 보급 사업을 하는 업체 A사 등 3곳과 계약을 맺었다. 해당 업체들은 극장에 각종 장비를 공급하고 영화 배급사에서 디지털영사기이용료를 받아 수익을 냈다. 소니코리아는 해당 업체들과 영화 배급사 사이를 중개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영사기이용료를 받아 수수료를 떼고 정산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다 A사 등이 "소니코리아가 정산을 덜 해줬다"며 56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A사 등이 내민 징수위임계약서였다. A사 등은 해당 계약서 원본을 제출하지 않고 계약서 사진이 첨부된 이메일과 계약서 내용을 검토하며 직원들이 주고받았던 이메일 등을 제출했다. 이에 소니코리아를 대리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해당 자료 등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포착했다. 디지털 자료를 분석해 조작 여부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결국 조작의 근거를 찾아냈다.

최근 만난 태평양 디지털 포렌식 센터의 김광준 센터장(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은 "민사소송이었으나 디지털 증거에 대해 형사소송에서 확립된 법리와 증거 수집 절차에 따라 수집한 원본 이메일에서 위조의 실마리를 잡았다"며 "엄격하고 까다롭게 절차를 진행해서 위조 사실을 밝혀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원용기 전문위원과 송무를 담당한 문성호 변호사(33기)와 함께 했다.

사건은 디지털영사기이용료 징수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기존 자료를 모두 삭제한 뒤 퇴사해 난이도가 높았다. 그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태평양은 이메일 등이 위조됐다는 점을 밝히는 데 먼저 집중했다.

문 변호사는 "포렌식 절차로 원본 메일을 수집해 위조 여부를 밝힘으로써 원고가 신청한 증인이었음에도 역으로 법정에서 이메일 위조 사실을 확인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렌식 센터가 뒤에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게 변론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원용기 전문위원, 김광준 포렌식 센터 센터장(변호사), 문성호 변호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법무법인 태평양 원용기 전문위원, 김광준 포렌식 센터 센터장(변호사), 문성호 변호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태평양은 2심에서도 승리를 자신했다. 가장 큰 쟁점이 이메일의 위조 여부인데 여기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사기미수 혐의로 형사 고소도 함께 제기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며 "디지털 포렌식 업무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승소 비결로 '사람'을 꼽았다. 검찰을 거쳐 네이버 법무총괄책임자를 지냈던 김 센터장뿐 아니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 센터에서 15년간 재직했던 원 위원, 회계법인 출신의 김의한 전문위원, 특허청 경력이 있는 진승택 전문위원 등 포렌식 업무에 능한 팀원들이 센터를 지키고 있다. 원 위원은 "영업비밀 유출 등 예민한 사건에 대해 의뢰인들이 방어적으로 반응할 때도 있지만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지켜봤던 노하우를 살려 어떤 안심을 드려야 할지를 알고 있으니 안 풀리던 사건도 풀리곤 한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이 팀원들을 이끌 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팩트 파인딩'이다. 숨겨진 사실을 주체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김 센터장은 "팀원들에게 '우리는 단순 키워드를 받아서 검색하는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팩트 파인더'라는 점을 강조한다"며 "그럴수록 절차 준수도 중요하다. 일찌감치 데이터 관리 규정을 통해 절차적 무결성, 동일성, 원본성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포렌식 적용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주로 형사 사건이나 영업비밀 유출과 같이 명확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포렌식을 요청했다. 최근엔 기업의 준법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져 사전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도 포렌식을 적극 활용한다고 한다. 김 센터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고자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내부적 통제 시스템 진단부터 구축까지 함께하는 전문가 집단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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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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