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말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가을 한파'가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도 폭염이 이어지다 초겨울 수준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하강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이 길어져 추위가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며 이번주 초에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관측됐다. 지난 이틀간 아침 기온은 △27일 영하 0.6~영상 10.1도 △28일 영하 3.7~영상 8.3도를 기록했다. 27~28일 대구, 경북 등 일부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아침까지도 일부 내륙 지역에선 0도 안팎의 기온 분포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찬 공기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밀려 내려와 이번 추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이 끝나고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는 초입 과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다가 찾아온 추위이다보니 더 춥게 느껴졌다. 기상청 '2025년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폭염일수(1.6일)와 열대야일수(0.9일)는 평년치의 8배를 넘는 수준으로 각각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기온도 23도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은 여름철동안 한반도로 확장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지난달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여름이 길어져 추위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과거 30년에 비해 최근 30년의 여름 시작일은 11일 빨라지고 가을 시작일은 9일 늦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여름은 20일 길어지며 최근 30년간 여름 평균 길이는 118일로 나타났다. 이는 사계절 중 가장 긴 계절로 관측되고 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통상 9월이 가을이었다면 최근에는 10월에 가을이 왔다가 초겨울 날씨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여름 길이가 늘어나면서 가을이 늦어지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백년, 수천년 동안 누적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가열돼 여름이 덥고 길어지는 것"이라며 "온실가스가 늘면서 대기가 큰 충격을 받아 날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높은 해수면온도의 영향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오래 머무르며 여름이 길어졌다"며 "이제서야 찬 공기가 내려와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바닷물에 원자력 발전소 100개 정도의 에너지가 축적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