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샤넬백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보석심문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석심문의 쟁점은 '영득의사'가 될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김 여사 측이 지난 3일 청구한 보석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 없다고 기각할 수 있으나 보석심문을 별도로 열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 대리인단은 보석 청구후인 지난 5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씨로부터 샤넬백 2개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샤넬백은 사용하지 않은 채 돌려줬다는 입장이고 청탁 사실도 부인했다. 또 그라프 목걸이 수수도 인정하지 않았다.

법조계는 김 여사측이 일부 혐의를 인정한 건 불구속 재판을 받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했다.
한 법조인 A씨는 "도망·증거인멸 우려, 주거 불분명, 피해자 위해 우려 등 불허 사유가 없으면 보석 허가가 원칙"이라며 "이때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건 다투는 범위를 줄이기 때문에 증거인멸 우려를 낮추고 성실한 재판 참여 의사를 보여주는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 B씨도 "보석 심문에서 실제로 혐의의 인정 여부는 무척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했다.
다만 특검팀은 김 여사의 혐의 인정을 다르게 해석하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검팀 관계자는 "그간 혐의를 쭉 부인해 오다 이번에 인정한 것은 지금까지 이어진 수사나 공판에서 취했던 태도가 거짓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남은 혐의도 입증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의 승부수가 통하기 위해선 '영득의사'가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영득의사'란 타인의 물건을 권리자를 배제하고 자기의 소유물처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한다. 단순히 물건을 가지는 것을 넘어 그 가치나 재물을 영구적으로 취득하려는 것이다.
김 여사 측이 샤넬백을 사용하지 않고 돌려줬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영득의사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김 여사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처음엔 가방을 거절했으나 전씨와의 관계에서 전씨 설득을 거절하지 못했다"며 "어떤 청탁도 없었고 사용한 바 없이 전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밝혔다.
B씨는 "만약 (김 여사 측 주장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결국엔 처음부터 본인이 쓸 생각이 없었다는 것으로, 영득의사를 부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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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A씨도 "청탁의 사실을 모르고 즉시 반환하거나,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두고 간 탓에 어쩔 수 없이 일시 보관하다가 반환하는 등 그 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죄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사용·즉시 반환 사정은 처음부터 영득의사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처음부터 받아 둘 의사로 수령했다면 이후 곧바로 반환해도 수수죄가 성립한다"며 "영득의사로 수령한 뇌물은 나중에 돌려줘도 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본다. 알선수재죄도 그 구성이 수수·요구·약속으로 뇌물죄와 동일해 법리가 같다"고 했다.
다만 특검팀은 샤넬백 사용 흔적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건진법사 전씨로부터 제출받은 물품들에는 모두 사용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