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빙판길인데..."역까지 30분 걸었다" 버스 파업에 '출근길 대란'

하필 빙판길인데..."역까지 30분 걸었다" 버스 파업에 '출근길 대란'

이현수 기자, 최문혁 기자, 이정우 기자, 김서현 기자
2026.01.13 10:06
13일 오전 출근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내린 시민들이 역사를 나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최문혁 기자.
13일 오전 출근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내린 시민들이 역사를 나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최문혁 기자.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탈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는 역사부터 출구까지 이어지는 통로에 약 100m 길이의 긴 줄이 이어졌다. 영등포구 주민인 40대 박성준씨는 "평소에는 시내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출근하는데, 파업 소식을 듣고 급하게 지하철을 탔다"며 "지하철 한 대를 보내고 탔을 정도로 사람이 정말 많았다. 정말 힘든 출근길이었다"고 말했다.

전날 내린 눈으로 인도 곳곳이 얼어 시민들은 빙판을 피해 걷기도 했다. 여의도로 출근한 40대 최효선씨는 "빙판길이 미끄러워서 걸어오면서 많이 위험했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서울에 눈이 내린 데 이어 이날 시내버스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서울에는 2.5㎝의 눈이 내렸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파업으로 7400여대의 서울 시내버스 운행까지 중단되며 지하철역에 인파가 몰렸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역 6번출구 앞 전날 내린 눈으로 형성된 빙판길 위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이정우 기자.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역 6번출구 앞 전날 내린 눈으로 형성된 빙판길 위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이정우 기자.

이날 아침 마포구 공덕역에도 버스파업을 피해 지하철을 찾은 시민들이 가득했다. 개찰구부터 출구 방향으로 나가는 에스컬레이터 끝까지 줄이 빼곡하게 이어졌다. 역을 오가는 시민들은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중심을 잡으며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오르내렸다.

직장인 이모씨(56)는 "버스가 파업해서 역까지 30분을 걸어왔다"며 "눈 내린 빙판길을 걸어서 왔는데 이미 지각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모씨(27)도 "직장이 여의도라 5호선 환승을 하려고 공덕역에 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너무 많다"며 "열차에 사람이 가득 차서 역에서 내리지 못하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종합환승센터 택시 승강장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종합환승센터 택시 승강장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중구 서울역에는 택시 승차장 앞에 인파가 몰렸다. 60명이 넘는 시민들이 택시를 타려고 줄을 섰다. 직장인 오모씨(29)는 "출근 시간까지 10분 남았는데 택시가 하나도 안 잡힌다. 택시를 바로 타도 회사까지 40분이 걸린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집에서 서울역까지 오는 버스가 파업으로 오지 않아서 당황했다"며 "빙판길에 파업까지 겹쳐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택시 기사도 손님이 많다며 놀란 모습이었다. 70대 박영화씨는 "버스 파업 때문에 아침부터 콜이 쏟아지고 있다. 먼 거리 콜을 골라잡는 수준으로 많이 들어온다"며 "한 손님은 시급이 1만원쯤인데 파업으로 택시비를 써서 속상해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빙판길에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시민도 있었다. 이선임씨(67)는 "작년에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진 적이 있어 오늘은 30분 일찍 나왔다"며 "서울역 광장도 길이 얼어있어서 조심조심 걸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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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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