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전 계약 음원 사용한 게임회사…대법 "저작재산권까지 양도 아냐"

파산 전 계약 음원 사용한 게임회사…대법 "저작재산권까지 양도 아냐"

이혜수 기자
2026.02.19 06:00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통상적인 음원 공급 계약에서 저작재산권은 음악저작물 저작자에게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명시적으로 저작권을 양도하지 않았다면 창작자에게 권리가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음원 제작자 이모씨가 A 게임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A사는 동종업인 B사가 파산 후에 B사의 대표이사가 설립한 회사다. 원고 이씨는 2011년 7월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간 B사에 리듬 게임에 사용될 음원을 제작해 공급하고 B사로부터 1곡당 150만원의 음원 제작비를 매월 말일에 지급받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음원 공급계약서를 작성, 계약을 체결했다.

이씨는 음원 공급계약에 따라 새로 작곡하거나 편곡한 39곡의 음원을 만들었고 B사는 제작한 리듬 게임에 해당 음원들을 수록했다. B사는 2017년 3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파산폐지 결정을 받고 B사의 대표이사는 같은 해 8월 A사를 설립하고 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A사는 파산 전 다른 회사인 C사에 매도한 음원을 다시 매수했고 이씨의 허락을 받지 않고 그해 1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리듬게임 제작에 각 음원을 수록했다.

이에 이씨는 A사가 음원 공급계약에 있는 인적 구성이 중복되더라도 자신과의 서면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이 사건 각 음원을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사는 음원 공급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A사 측은 "이 사건 음원 공급계약은 각 음원을 활용한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권리를 이전할 목적으로 체결된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이라며 "B사 등을 거쳐 음원의 저작재산권을 양수한 A사가 이 사건 각 음원을 사용하거나 음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함으로써 취득한 금전에는 법률상 원인이 있다"며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 2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은 "이 사건 음원 공급계약을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이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음원 공급계약에 따라 A사가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았으므로 음원 저작자가 가지고 있던 권리인 음원 판매·음원 사용 허락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계약 해석과 저작재산권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씨와 음원 공급계약 당시 음원을 가지고 사업화할 수 있는 모든 권리인 판권을 매절하는 방식으로 이전하되 이전되는 권리 중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권'을 제외하도록 분명히 정했다"며 "매절이라는 용어가 포함됐더라도 그 계약을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매절이란 A사가 이씨로부터 음원에 대한 저작권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넘겨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이씨가 창작한 음악저작물을 공급했더라도 그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은 이씨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며 "달리 저작권 양도 사실이 외부적으로 표현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음원 공급 계약상 저작재산권은 저작자인 이씨에게 유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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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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