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심석희, 다시 뭉친 '환상의 조합'…8년만 '금빛 질주'

최민정-심석희, 다시 뭉친 '환상의 조합'…8년만 '금빛 질주'

채태병 기자
2026.02.19 06:30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와 노도희, 이소연, 김길리, 최민정(왼쪽부터)이 19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와 노도희, 이소연, 김길리, 최민정(왼쪽부터)이 19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사진=뉴스1

안 좋았던 과거를 뛰어넘어 하나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8년 만에 올림픽 계주 경기에서 우승, 금메달을 따내며 환하게 웃었다.

19일(한국시간) 최민정,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 등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 04초 01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우리 대표팀은 이 종목에서 특히 강했다. 1994년부터 2006년까지 대회 4연패를 달성한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노 메달에 그쳤지만,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대회서 다시 2연패를 달성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서 은메달을 따냈던 우리 대표팀은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최민정을 밀어주는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최민정을 밀어주는 모습. /사진=뉴시스

과거의 아픔을 묻어놓고 하나로 뭉쳐 따낸 금메달이다. 2022년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팀은 풍파를 겪었다. 2018년 평창 대회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가 최민정과 고의 충돌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다. 동시에 심석희가 대표팀 동료들에 대해 험담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후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2022년 베이징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최민정과 심석희 사이도 틀어졌고, 두 사람은 함께 대표팀 활동하면서도 계주에서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그동안 이상적인 조합을 가동할 수 없었다. 쇼트트랙 계주에선 주자를 교체할 때 체격과 힘이 좋은 선수가 가볍고 빠른 선수를 밀어주는 게 유리하다.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는 조합을 둘의 관계 때문에 활용할 수 없었던 것.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왼쪽)과 김길리가 19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왼쪽)과 김길리가 19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당 조합을 다시 내세울 수 있게 된 것은 이번 시즌부터다. 올림픽 시즌인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최민정은 대표팀을 위해 마음의 상처를 묻어두고 심석희와 힘을 합치기로 했다.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부터 최상의 경기력을 내고자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는 순서로 계주를 탔다. 직전 시즌 ISU 월드투어 1~6차 대회 여자 계주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만 따냈던 한국은 이번 시즌 1차 대회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차 대회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최민정은 올림픽 현장에서 생일(1월30일)을 맞은 심석희를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 함께 사진을 촬영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오른쪽)가 19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오른쪽)가 19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결승에서도 둘의 조합이 돋보였다. 한국은 레이스 도중 최민정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네덜란드와 가벼운 접촉이 있어 3위로 크게 처졌다. 그러나 결승선까지 10바퀴 남긴 상황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강하게 밀었고, 추진력을 받은 최민정은 2위와 격차를 단숨에 좁혔다.

좀처럼 3위에서 위로 올라서지 못하던 한국이 2위로 올라설 때도 심석희와 최민정의 호흡이 빛났다. 결승선까지 4바퀴를 남기고 심석희가 최민정을 강하게 밀었고, 스피드를 끌어올린 최민정은 인코스 추월에 성공하며 2위로 나섰다. 이후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선두로 올라선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서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통합 주장을 맡았다. 그의 결단이 없었으면 우리 대표팀은 최강, 최상의 조합을 꾸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리더 최민정의 결심으로 여자 쇼트트랙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민정도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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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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