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도 재판소원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부 법리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헌재 등에 따르면 헌재 연구부는 최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및 압수수색 영장 결과, 가처분 신청 사건 결과 등에 대한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이를 심리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검토했다. 구체적 결론은 사안에 따라 실제 사건이 접수될 경우 재판부 결정을 통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헌재 관계자는 "일률적으로 어떻다고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연구부 검토는 이미 이뤄진 것이 맞다"며 "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재판부 결정에 달려 있다. 판례가 쌓여야 기준을 정확히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법 제68조 제1항은 헌법소원 심판이 '확정된 재판'을 대상으로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의 재판이 헌법·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재판소원 남용을 막기 위해 '다른 법률로 구제 절차가 있는 경우 이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하도록 한다'는 보충성 원칙을 지키게끔 하고 있다.
헌재 연구부 내부에서는 영장실질심사와 가처분도 재판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보충성 원칙'이 지켜지면 재판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결정과 명령 등도 넓은 의미에서 재판의 범주에 포함된다.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법원의 결정을 재판으로 보지 않더라도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기 때문에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맞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 등의 '확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경우 구속이 타당한지 한 번 더 살펴달라는 구속적부심 청구가 가능하고, 시간이 흐른 뒤 구속의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구속 취소를 청구할 수도 있어서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확정된 판결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학계에서 이견이 있다. 헌재는 관련 사건이 접수되면 법리를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구속적부심이 구속 결과에 대한 거의 유일한 구제 수단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구속적부심까지 거치면 재판소원의 보충성 원칙이 지켜진다는 해석도 나온다. 가처분 역시 대법원에 재항고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거치면 확정된 판결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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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판사는 "영장 및 가처분 결과는 모두 잠정적 처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정'의 개념 자체가 모호할 수 있다"며 "본안 판단 전에 영장 및 가처분이 흔들리면 법원 안에서 여러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확정된 재판이라는 개념을 대법원 판결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취지에서 정의한 것 같으나 사실 기준이 모호하다. 기준을 더 정확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영장과 가처분 결과 등이 모두 재판소원 대상이 되면 헌재에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헌재를 찾는 사람들이 당연히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헌재 업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