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받으러" 관악산 오픈런 정상엔 '인증샷' 긴 대기줄

"기 받으러" 관악산 오픈런 정상엔 '인증샷' 긴 대기줄

박진호 기자
2026.03.30 04:00

오늘의 엠지
개운 명소 부상, 2030 '발길'
SNS 타고 외국인들도 원정

서울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 등산객들이 몰려 대기하고 있다.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30여명의 대기인원이 계속 유지됐다.  /사진=박진호 기자
서울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 등산객들이 몰려 대기하고 있다.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30여명의 대기인원이 계속 유지됐다. /사진=박진호 기자

"예전에는 제가 젊은 편이었는데 이제는 확 달라졌어요."

지난 20일 오전 서울 관악산 등산길에서 만난 40대 남성 이모씨는 "디지털 디톡스도 되고 좋은 기운도 얻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평일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MZ 등산객'으로 붐볐다. '초보 등산길' 초입인 서울대 공과대 인근에선 등산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정상인 연주대에서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 30분 가까이 줄을 서야 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악산 등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에 이어 '관쫀쿠'(관악산 인증)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관악산' 검색 관심도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새 약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관악산 열풍의 배경은 "운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으로 가라"고 유명 역술가가 방송에서 한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다. 이날도 취업이나 입대 등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관악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연인과 함께 산을 찾은 정모씨(34)는 "방송과 SNS(소셜미디어)를 보고 첫 등산 데이트를 하게 됐다"며 "연주대 정상에서 돌탑을 쌓고 승진 소원도 빌었다"고 말했다.

인근 상권에서도 유행이 체감된다는 반응이다. 관악산 연주대에서 10년 넘게 음료를 판매한 유모씨는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사람이 몰려 안전관리 때문에 장사를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등산 열풍은 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확산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젊은층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한산과 인왕산 등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여행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대상 하이킹 관련 상품의 트래픽은 증가세다. 지난해 트래픽은 전년 대비 54.5% 늘었다. 특히 북한산은 43.4% 증가했다. 서울 도심 속 등산이 가능하다는 점과 야경 등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인증사진'을 올리는 2030세대 특유의 소통문화와 건강 트렌드가 결합해 등산 열풍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해외 젊은층 사이에서도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며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며 "한국의 유명 도심 산들을 찾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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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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