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10조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 담합 혐의 핵심 피의자인 임모 대상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앞서 법원은 실무 책임자인 대상 사업본부장에게만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의사결정자인 대표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임 대표와 김모 대상 사업본부장, 이모 사조CPK 대표이사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가운데 김 본부장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이유로는 범죄 소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범행을 자백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고 봤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실무 책임자만 구속하고 의사결정권자가 구속되지 않으면 담합 등을 근절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실무 책임자만 구속된 상태가 이어지면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오인되는 등 고질적인 담합 범행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개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구자현 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대행)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민생안정 침해사범 엄단방안'을 보고하면서 "법인에 대한 과징금이나 벌금처분만으로는 근절이 어렵다"며 "범행을 실행한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필수"라고 했다.
검찰은 전분당 업계 1·2위인 대상과 사조CPK가 이번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사가 국내 전분당 시장을 과점하는 구조 속에서 약 8년간 10조원대 가격 담합을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이들 4개사 본사와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이어 임직원 수십명을 차례로 불러 가격 결정 과정과 입찰 경위 등을 조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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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달에는 두 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에 4개사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담합 사건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기소를 할 수 있다.
공정거래조사부는 앞서 6조원대 밀가루 담합 사건과 3조원대 설탕 담합 사건도 수사한 바 있다. 현재는 여기어때·야놀자 등 숙박 플랫폼의 중소상공인 상대 갑질 의혹과 4대 정유사의 유가 담합 의혹 등 주요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도 수사 중이다.